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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교육은 인권교육

[성광진의 교육 통(痛)] (사)대전교육연구소장

성광진2017.07.13 11:35:42

핀란드 학생이 교환 프로그램으로 고등학교에 1년 동안 다녔다. 어색한 주변 환경에도 기죽지 않고 잘 웃고 활달한 그녀는 금방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학생이 되었다. 국어 수업 시간에도 비록 알아듣지는 못해도 열심히 한글 자모를 쓰면서 앉아 있는 모양새가 대견스러웠다. 처음에는 영어로 소통하던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더니 한 학기도 지나기 전에 우리말을 웬만큼 알아듣기 시작했고 한해가 다 되어 떠나는 무렵에는 초등학생 저학년 수준의 읽기와 쓰기로 달라져 있었다. 떠나는 것이 아쉬워서 친구들과 학교 축제무대에서 노래하고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학교의 모두가 북유럽 끝의 한 나라에 불과했던 핀란드를 그녀를 통해 떠올렸다.
 
대전 다문화학생 2016년 기준 2,012명… 매년 20%가량 증가

▲성광진 (사)대전교육연구소장

그런데 그 무렵 다문화 학생 한 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가 중국 국적이라는데 학생은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다문화가정 현황을 보고하는 공문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자신의 어머니가 다른 국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왜 싫어하는지가 궁금했다.
“아이가 아마도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상처를 받은 게 있나 봐요. 부모도 그렇고 아이도 알려지길 바라지 않아요.”

“하긴 겉모습은 다를 게 없으니, 굳이 드러낼 필요도 없네.”
“본인이 바라지 않는데 굳이 부모 국적이 다르네 뭐네 하고 입방아에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 있으니, 선생님만 알고 계시고 모르는 척 해 주세요.”
담임교사가 당부를 한다. 본인이 숨기고 싶어 하는데 주변에서도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것이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문제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외국 국적인에 대해 이중적 잣대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초·중·고 다문화가정 학생은 9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20.2% 증가하였으며, 전체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6년 다문화가정 학생 가운데 초등학생의 비중은 74.6%, 중학생 15.2%, 고등학생 10.1%으로 초등학생들의 비중이 크다.

조화로운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시대적 흐름으로 공동체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피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이다. 교육부도 그동안 “다문화교육 지원계획”에 따라 ‘다문화 유치원’,‘다문화 예비학교’,‘다문화 중점학교’,‘다문화 연구학교’등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 교육부가 설립한 중앙다문화교육센터를 중심으로 각 시·도 마다 다문화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들은 학교와의 연계로 중도 입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입학 상담으로 다문화가정을 돕고 있다. 또 지역에 산재한 관련 기관들의 연계를 통해 다문화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정규학교에 적응하기 어렵거나 탈락한 다문화 자녀들에게 다문화 공립학교를 만들어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에도 다문화 학생이 2016년 기준으로 2,012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그 가운데 1,578명이 초등학생이다. 매년 20% 정도 학생이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있다. 누누이 말했지만 대전시교육청이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국제중고등학교와 같은 귀족학교를 설립하기보다는 다문화 공립학교를 만드는 것이 교육적으로 훨씬 의미 있는 일이다.

 다문화 학생 및 소수자에 대한‘다름과 차이’ 존중할 수 있는 교육 필요

지금 어느 정도 다문화교육이 잘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이지만, 우리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으로 다문화학생들은 대체로 위축되어 있다. 또래 친구들이 편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나라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인권감수성에 대한 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또 자국 중심주의와 경제 제일주의로 개발도상국들에 대해 갖는 우월적 감정으로 인해 부모 가운데 한 명이 타국적자인 경우 다문화 아이들은 이를 숨기고 싶어 한다.

또래집단에서는‘다름은 곧 배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한다면 어른이 돼서도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다. 다문화 아이들도 미래 사회를 이끌 우리의 소중한 인재로서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다문화 학생 및 소수자에 대한‘다름과 차이’를 존중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은 민족과 국가의 차이를 떠나 동질성을 갖고 있으며,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피부색이나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차별하거나 비하해서는 안 된다는 걸 스스로 깨닫는 인권 감수성 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문화교육은 ‘인권교육’이다. 이러한 인권교육을 위해서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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