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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의 일감 몰아주기와 청렴도 추락

[임연희의 미디어창] <151>

임연희 기자2017.07.14 11:00:40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전횡에 칼을 빼들었다. 그는 인사청문회 때부터 잘못된 관행에 대한 강력한 처벌의지를 밝혔는데 우리사회 전반에 만연한 일감 몰아주기와 담합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이번 기회에 척결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철학 역시 ‘공정한 시장경제’라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는 새 정부의 개혁대상 1순위로 보인다.

대전교육청 특정업체와 인쇄물 50~80% 수의계약

▲임연희 교육문화부장.

대전시교육청의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도 수상하다. 관행이라며 교육청은 수년간 몇 개 업체와 인쇄물의 50%에서 많게는 80%까지 수의계약 했다. 1,955만원짜리 인쇄물이 있는 것을 보면 수의계약 제한선인 2,000만원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닌가 싶다. 설동호 교육감조차 "금액이 너무 적어 경쟁입찰을 할 수 없는 경우라면 몰라도 2,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수의계약 하는 관행은 고쳐야 한다"며 시정을 지시했었다.

그런데도 올해 상반기 발주현황을 보면 특정업체에 예년보다 더 많은 인쇄물을 수의계약 했다. 동부교육지원청은 한 업체에 전체 인쇄물의 80%를 몰아줬다. 이쯤 되면 특혜를 넘어 수사나 감사가 필요하다. 업자들은 교육감이나 교육청 간부들과의 인맥이 없으면 교육청 일을 할 수 없으며 유독 대전교육청의 일감 몰아주기가 심하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전교조까지 나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데도 시정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

본보가 이 문제를 지적하자 설 교육감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특정업체와 인쇄물을 수의계약 할 수 있느냐"며 "문제가 있는 것은 빨리 바로 잡으라"고 했었다. 하지만 올해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이 80%까지 늘어난 걸 보면 교육감의 지시가 먹히지 않는 것인지, 바로 잡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교육청 직원 중 내 밥 안 얻어먹은 사람 있느냐”는 업자의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교육청 주변에서는 인쇄뿐 아니라 급식실 조리기구, 책상·의자 같은 교구, 조명시설, 수학여행 등 업자와의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학교급식 비리도 몇 개 업체가 독식하는 데서 비롯됐다. 교육청이 급식실 시설 및 조리기구 관련 예산을 세우면 업자가 먼저 알고 학교로 찾아간다는 것이다. 업자와 교육청, 시의원까지 가세해 불필요한 예산을 세운다는 소문도 있다. 교육감은 이런 문제를 아는지, 모른다면 조사할 의지는 있는지 궁금하다.

김신호 전 교육감 때 3년 연속 광역교육청 중 청렴도 1위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설 교육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의 청렴지수가 하락하는 걸 보면 교육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싶다. 김신호 교육감 때인 2009년 대전교육청은 3년 연속 전국 광역시교육청 중 청렴도 1위를 달렸고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2015년까지 전국 교육청 중 최우수였다. 그런데 지난해 내부청렴도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꼴찌 두 번째다.

지난 2월 권익위원회가 발표한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대전교육청은 2등급으로 떨어졌다. 9년 연속 부패방지 시책평가 최우수 교육청이었는데 청렴도와 부패방지 시책평가가 동시에 하락했다. 청렴도 평가는 교육청 내·외부에서 금품·향응 및 특혜제공, 부당한 사익추구, 인사, 예산집행,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지시 등을 측정한다. 부패방지 시책이 작동되지 않으니 청렴도가 추락하는 것이다.

신임 류춘열 감사관은 "대전교육청이 그동안 이룬 많은 성과들이 청렴도 측정결과에 묻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청렴도 최우수기관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3급 개방형 감사관에 본청 5급 직원이 내정됐다는 소문으로 교육청이 한바탕 시끄러웠는데 결국 류 감사관이 채용됐다. 권익위 출신 감사관이 업자들과의 유착 의혹을 불식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정착시키길 바란다. 하지만 전임 교육감 때의 ‘청렴 대전교육’은 광고홍보와 캠페인으로 이룬 게 아니라 교육감부터 전 직원이 청렴한 조직문화를 실천한 데서 나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권익위의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청렴도 평가 결과. 대전교육청은 내부청렴도 전국 꼴찌 두 번째, 외부청렴도와 종합청렴도는 꼴찌 세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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