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진미

시황제는 신하들과 담소를 나누며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저 넓은 바다는 누구의 것인고?”

시황제가 가까이 있는 승상 이사에게 물었다.

“그야 물어 무엇하겠나이까? 시황제 폐하의 것이 아니고 또 누구의 것이란 말이오니까?”

“저 바다도 짐의 것이란 말이렷다.”

시황제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바다를 잘 경영하는 백성들이 무엇보다 많아야 겠구만. 승상은 어부들이 바다를 경영하는 일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여라.”

“알겠나이다. 시황제 폐하.”

승상과 신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화답했다.

시황제는 그곳 산머리에 천하통일의 대업을 알리는 비석을 세우고 천년만년 전하도록 명했다.

“시황제 폐하. 이곳 현령이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해물들을 진설하고 시황제폐하의 행차를 기다리고 있나이다. 해중진미를 맛보심이 가할 줄 아뢰옵나이다.”

“그렇다면 해중진미를 맛보도록 하겠노라.”

시황제 일행은 산 아래 산해관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큰 연회를 열었다.

시황제의 황탁에는 바다에서 잡아 올린 해삼과 멍게, 굴, 대게, 소라 등 얄궂게 생긴 해물 요리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시황제는 그것을 먹으면서도 그 행태와 생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황탁에 올라왔던 해물 먹거리의 본래 모습이 기이하게 생겼다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놀라고 있었다.

그는 연신 신하들에게 어물의 이름을 물으며 신기해하였다.

“이것이 뭐라고 했던고?”

“게라고 하옵나이다.”

“게라 했느냐. 그놈 정말 기이하게 생겼구나. 이놈은 어떻게 움직이느냐?”

“그놈은 옆으로만 다니옵나이다. 절대 앞으로는 가지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나이다.”

해물에 대해 해박한 신하가 말했다.

“뭐라. 옆으로만 걷는다고. 그런 동물이 있었단 말이냐. 그럼 이놈은 생긴 것이 왜 이 모양인고?”

“그것은 해삼이라고 하는데 생긴 것은 그러하지만 건강에는 더없이 좋은 음식이라 들었나이다.”

“허 거참. 묘하구나.”

시황제는 갖은 해물에 대해 꼬치꼬치 물으며 관심을 더했다. 그의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생애 처음으로 바다를 구경하고 또 갖은 싱싱한 해물 요리를 맛보고 있었기에 맛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신하들은 앞 다투어 전복과 해삼 등으로 정력에 좋다는 음식을 만들어 올렸다.

시황제는 신하들의 청을 들으며 몸에 좋다는 것만 골라서 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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