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이사는 시황제가 순행에 나선 뒤로 승상인 자신을 뒤로하고 술사인 노생만을 옆에 끼고 다니는 것이 못마땅했다. 시황제가 못마땅한 것이 아니라 노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낱 술사에 불과한 그가 한종과 석생을 통해 불사약을 구한다면 이사는 승상이란 자신의 직위도 내놓아야 할 판이었다. 작금에 진시황이 신하들을 대하는 태도로 보아 그러고도 남을 만 했다.

그래서 이사는 아랫사람들을 시켜 불사약을 구할 수 있는 인사가 있는지 탐문했다.

시황제가 낭야대에 머무는 동안 그자를 찾아야 했다. 조바심 속에 두어 달이 지난 뒤 불사약을 구할 수 있다는 인사가 나타났다. 이사는 즉시 그를 불러들여 인물 됨됨을 눈여겨 본 다음 정말 불사약을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했다.

그리고 자신감이 생기자 시황제에게 나아갔다.

“시황제 폐하. 아뢰옵기 외람되오나 불사약을 구할 수 있다는 방사가 있어 그를 수소문 하여 불러들였사온데 만나 보시려옵나이까?”

방사(方士)는 점을 치고 병을 고치고 아울러 사람들의 운명을 엿보는 일종의 도사였다.

“뭐라 불사약을 구할 수 있는 방사가 나타났다고?”

시황제는 거처하고 있던 낭야대 간이 편전에서 문을 화들짝 열고 말했다.

“그러하옵나이다. 시황제 폐하.”

“그럼 어서 들라 일러라.”

이사는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중년 사내를 데리고 시황제가 자리한 편전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함양궁과 달리 잠시 머무는 궁이라 시설이 넉넉지 않았다. 시황제는 어두컴컴한 공간에 우두커니 앉아 안상 너머로 이사와 중년사내를 번갈아 훑어보고 있었다. 중년 사내는 시황제 앞에 엎드려 삼배를 올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대가 불로불사의 생약을 구할 수 있다는 인사인고?”

“그러하옵나이다. 시황제 폐하.”

“그대의 이름이 뭔고?”

시황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직하게 물었다.

“서복이라고 하옵나이다.”

“그대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생약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렷다.”

“그러하옵나이다. 감히 누구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겠나이까?”

“그럼 그 생약이 어디에 있단 말인고?”

진시황은 고개를 들이대며 서복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제가 구하려는 불노불사의 생약은 저 바다 건너편 삼신산에 있사옵나이다. 그 산들의 이름은 봉래와 방장, 영주라는 산으로 그곳에는 불노불사의 약초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옵나이다. 더욱이 그곳에는 그 약초를 먹고 수백 년을 살고 있는 신선들이 하나둘이 아니라고 들었사옵나이다. 신이 그 약초를 구하여 시황제 폐하께 바친다면 그보다 더 큰 광영이 어디에 있겠나이까?”

“삼신산이라. 누가 그곳에 가서 불노불생의 생약을 구한 적이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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