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일백여년 전인 제나라 임금 위왕과 그의 아들 선왕이 사람을 보내 약초를 구하려했으나 가는 도중 풍랑을 만나 실패하고 만적이 있으며 연나라 소왕도 사람을 보낸 적이 있지만 역시 실패하였나이다.”

“그럼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단 말이냐?”

시황제가 약간은 실망스런 모습으로 되물었다.

“삼신산은 너무나 신성한 곳이라 누구에게도 근접을 허용치 않고 있사옵나이다. 배로 그곳에 당도하였다 할지라도 폭풍이 일어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옵나이다. 따라서 신도 불노불사의 생약을 구하다 죽을지도 모를 일이옵나이다. 그럼에도 삼신산으로 건너가려고 하는 것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시황제 폐하께 충성을 다하고자함 이옵나이다. 거두어주시옵소서.”

기특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불사약을 구하겠다는 서복의 용기가 가상했다.

시황제는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내저어 물러날 것을 일렀다.

그리고는 승상 이사에게 물었다.

“그대의 견해는 어떠한고?”

“서복의 말처럼 그 옛날 제나라 위왕과 연나라 소왕이 불사약을 구하려 했으나 구하지 못하자 그것을 비밀에 붙였다는 기록을 보았나이다. 더구나 수많은 임금들이 그 생약을 구하려고 무진 애를 쓴 것도 사실이옵나이다. 이번 기회에 서복을 보내봄이 좋지 않겠나이까?”

“그대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극비리에 일을 진행시키도록 하여라. 다만 보내는 규모는 예전과 달라야 할 것이야.”

“알겠나이다. 시황제 폐하.”

승상 이사는 물러나 서복에게 삼신산으로 갈 채비를 서둘라고 일렀다.

그리고 필요한 인사와 물품 등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계획을 세워 올리라고 일렀다.

서복은 36군에서 때 묻지 않은 선남. 선녀 각각 3천 명씩 6천명을 차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이들이 타고 갈 배와 식량, 그리고 삼신산에 제물로 바칠 백옥과 비단을 충분히 준비하여 줄 것을 서찰로 적어 올렸다.

시황제는 즉시 그것을 결재하고 이사로 하여금 시행토록 주문했다.

서복이 불노초를 캐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을 매일 보고받던 시황제는 낭야대에 머문지 3개월이 조금 지나자 다시 말머리를 돌려 순행에 올랐다.

그리고 팽성(彭城)과 안육(安陸)을 돌아 오랜만에 함양궁으로 돌아왔다.

시황제는 돌아오는 길에서도 그러했지만 궁에 돌아와서도 어린 계집을 접할 때마다 노생의 충고대로 방사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예야. 그만 하여라. 내 몸서리가 쳐지는구나.”

“시황제 폐하. 조금만 더…….”

위에서 요분질 치던 계집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애원했다.

“그만 하래도.”

시황제는 이를 깨물며 어린 계집을 떠밀었다. 갑작스런 황제의 거부로 타들어가던 몸을 허공에 내맡긴 계집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목마름이 절정에 달한 상태에서 행위를 멈추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은 오래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시황제는 그런 자신을 보며 빠른 시일 내에 불노초를 구해야겠노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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