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제 호위대는 병사를 풀어 시해사건이 있었던 난지의 모든 백성들을 문초하여 범인을 색출 하도록 했다.

하지만 20여일이 지나도록 범인과 관련된 배후를 캐는 데는 실패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의 난지사람들이 죽음을 당했다.

시황제를 시해하려는 조짐은 곳곳에서 탐지됐다. 순행을 하는 과정에서도 습격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이들 모든 사건들이 황군들에 의해 제압됨으로써 무위로 돌아갔지만 시황제가 안고 있던 불쾌감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었다.

시황제는 감찰을 책임지고 있던 어사대부를 불러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어사대부는 들어라. 짐이 순행 중에 기습을 당하고 함양성을 암행하는 중에는 탐관오리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노라. 이런 일은 짐의 뜻과 크게 다른 것이므로 다시 이 같은 소리가 들릴 때는 어사대부부터 조치토록 하겠노라.”

시황제의 목소리가 더 높아 갔다.

“지금부터 감찰활동을 강화하여 지방 수령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혹은 탐관오리는 없는지를 철저히 파악하여 보고 하렷다. 혹 지방 군수나 현령들의 태만이나 관원들의 부정이 적발될 경우 엄벌에 처하는 것을 원칙으로 특단의 조치를 강구토록 하라.”

“시황제 폐하. 분부대로 처리토록 하겠나이다.”

어사대부가 사시나무 떨 듯하며 어전을 나와 한숨을 돌렸다.

목이 달아날 뻔하다 다시 붙은 격이었다. 그는 곧바로 어사부로 나아가 시황제의 명을 전하고 보다 철저하게 전국의 관원들에 대한 감찰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한동안 내치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시황제는 해가 바뀌어 다시 봄이 다가오자 승상 이사 등에게 또다시 순행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이번에는 북방지역을 둘러보고 갈석을 거쳐 상군으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거창한 시황제의 행렬이 함양궁을 벗어나 북으로 향하고 있었다.

“승상 불노불사의 생약을 구하겠다고 나선 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는고?”

전국이 어느 때보다 안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시황제의 관심은 온통 불로초에 있었다. 그것을 구하지 않고는 다가오는 백발을 막을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다 하옵나이다. 삼신산으로 들어간 서복은 기별조차 없어 답답함을 더하고 있나이다.”

“그자들이 삼신산에 도착하고도 남음이 있을 진대 어찌 소식이 없단 말이냐?”

시황제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사람을 보내보았지만 그들을 찾지 못했다 하옵나이다. 현지의 백성들은 그들이 불로초를 구해 오다 풍랑을 만나 모두 수장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고 하여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라 일렀나이다.”

“뭐야 풍랑을 만나 몰사했단 말이냐?”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어 여쭙는 말씀이옵나이다.”

시황제는 마차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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