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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섬(2)

[정승열의 세계 속으로] <37>

정승열2017.09.08 10:20:30

▲인도네시아 지도.

발리에서 우리가족은 덴파사르(Denpasar) 국제공항에서 약12㎞ 떨어진 누사두아 호텔(Nusa Dua Beach Hotel & Spa)에서 사흘을 묵었는데, 그 시설과 규모는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누사두아란 발리어로 ‘해변(Beach)’이고,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호텔 체인 노보텔(Novetel)의 체인점으로서 객실들은 모두 바닷가 숲사이에 배치되어 있었다.

또, 호텔에는 수영장이 여러 군데 있어서 늦은 밤까지 수영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세계유명호텔협회(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에서 1,200여 가지 평가항목을 심사하여 우리나라는 신라호텔 하나만 포함될 정도였으나,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에 1개(Dharmawan), 롬복에 2개(Oberoi, Lombok), 발리에 3개(Nusa Dua Beach Hotel& Spa, Hotel Imperial Bali, Oberoi Bali)등 모두 6개나 선정될 정도였는데, 그중 하나의 호텔에 투숙하게 된 것이다.

▲정승열 한국공무원문학협회 회장

나는 그 숙소의 서비스와 수준에 아주 만족했다. 다만, 눈에 거슬리던 것은 침대며 심지어 실외수영장의 타월 벤치에까지 매일 청소후 꽃잎 하나씩을 놓는 것인데, 상하의 나라이기 때문에 언제나 쉽게 꽃을 구하고, 또 아마도 종업원들이 침실을 청소한 후 그 증표로 놓는 것이겠지만, 마치 장례식 때 망인에게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싫었다.

대체로 우리의 해외여행은 패키지가 주류를 이루다가 근래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연인이나 가족여행 등 소규모 자유여행이 많아지고 있는데, 동남아며 사이판 괌은 물론 발리 등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는 대부분 한글 안내문과 지도가 비치되어 있고, 또 교포여행사들도 많아서 비행기 티켓만 들고 가더라도 큰 불편은 없다.

▲발리지도.

물론, 친절을 가장한 사기꾼 같은 교포들은 어디서나 있으니, 미리 인터넷으로 몇 군데 검색해본 뒤 결정하면 특별히 피해보지는 않는다. 특히 발리에서는 젊은이들이 오토바이 또는 차량을 렌트하여 자유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스쿠터와 오토바이는 1일 50000루피아(환율은 1/10 정도여서 한화 5천 원가량)이고, 차량은 차종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5시간 기준 45달러, 10시간 기준 1일 60달러에 유류비와 가이드를 포함한 렌탈이 가능하다.

렌터카 회사에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이 없어서 스쿠터나 차량을 빌려주지만,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리지 않으려면 출국하기 전에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것이 좋다. 또, 스쿠터나 오토바이는 한국산 보다 일제가 더 안전하고, 시내 지역을 벗어나서 드라이브 할 경우에는 불의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현지 운전에 관하여는 2017.07.14. 사이판(1) 참조).

▲바투루 화산전망대(전국지리교사모임홈피).

세계적인 휴양도시 발리 섬의 중심지 덴파사르 시내를 벗어나면 전통적인 농촌 풍경이 현대적인 덴파사르 모습과 잘 비교되는데, 서구인들에게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자 과거와 현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며 좋아하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발리에서는 1년 3모작을 할 수 있어서 한쪽에서는 벼를 베고 그 옆에서는 모를 심는 풍경도 흔히 볼 수 있으며, 우리농촌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계단식 논(다랭이 논), 소가 쟁기질을 하고, 이앙기가 아닌 여인네들이 모내기하는 풍경도 많이 볼 수 있다. 야자나무와 어울린 농촌 들판은 인상적이다. 발리에서는 쌀이 주식이어서 식당에서 얼마든지 백반을 먹을 수 있지만, 쌀의 질은 매우 떨어져서 한국산이나 일본산은 1kg당 50,000루피아 정도인데 반해서 발리산은 10,000루피아 정도라고 한다.

▲발리 농촌 멀리 아궁산이 보인다.

발리의 농촌은 오래 전부터 마을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공동으로 농사를 짓는 촌락공동체인 수박(Subak)의 영향력이 크다. 수박은 우리 농촌에서는 거의 사라진 두레와 매우 비슷하지만, 두레보다 마을 공동체의 결속력이 더욱 강하다. 또, 마을의 공동장소마다 힌두교 사원 같은 사당이 있는데, 켄디 베나르 탑(Candi Bentar)이라고 하는 첨탑 모양의 바깥문을 들어서면 그 안에 코리 아궁(Kori Agung)이라고 하는 안쪽 문이 있다.

즉, 켄디 벤나르라고 하는 탑을 중앙에 하여 코리 아궁이 두개로 나뉜 모양인데, 사당 입구 양쪽에는 우리의 해태상과 비슷한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인 시바 신을 왼편에, 시바신의 아내로 알려진 둘가 여신(Durga)을 오른쪽에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사당의 모습은 근래에 점점 단순화 되고 있다. 또, 매일 아침 큰 나무나 커다란 바위 앞에서 공양을 드리는 여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발리 화산지도.

또, 집집마다 대문 오른편에 힌두 신을 모신 성소가 있으며, 집 가장 안쪽에 가족사당인 상가(Sanggah)를 설치하여 조상을 추모하는 구조인, 민가는 물론 가게 심지어 호텔의 한쪽 구석에도 다양한 힌두 신들의 신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발리인 들은 하루 세 번 꽃과 작은 음식을 공물로 바치며 기도를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발리 곳곳의 수많은 석조공장에서 독특하고 신비한 모습의 신상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어서 발리 인들은 이런 신상을 수호신으로 삼고 있다고 하니, 발리가 더욱 ‘우상들의 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덴파사르에서 동쪽으로 약15㎞쯤 떨어진 바투불란(Batubulan)은 발리의 전통무용을 관람할 수 있는 민속마을인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과 리조트, 음식점도 많다. 관광객들은 덴파사르 시내를 피해서 이곳에 숙소를 정하는 경우도 많아서 점점 민속마을의 특징이 사라지는 것 같다. 바투블란 민속마을에서는 힌두교 신앙에 바탕을 둔 전통 민속무용인 바롱댄스(The Barong & Kris dance)를 매일 여러 차례 공연하는데, 바롱(Barong)이란 사자, 크리스(Kris)는 칼․단검을 의미한다. 무대는 뜨거운 햇볕을 가리는 지붕과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긴 의자가 전부다.

▲계단논.

모두 5막으로 구성된 전통무용은 요란한 음악과 함께 호랑이가 그의 친구인 원숭이를 따라다니는 것으로 시작되며, 이때 가면을 쓴 3명의 무희가 등장한다. 이들은 사와 데와 왕자(Sawa Dewa Prince)가 죽음의 신(Betari Durga)에게 제물로 바쳐질 운명에 처하게 되자, 왕자의 어머니와 두 명의 하녀는 고민하다가 사와 데와의 수상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녀는 사와 데와 수상이 나타나자 저주를 걸고 왕자를 죽이려고 할 때, 힌두교의 3대 신 중 하나인 시바(Siva) 여신이 왕자를 애처롭게 여기고 불사신으로 만든다. 마녀의 저주로 시작된 전쟁에 바롱의 지원군이 나타나서 악령 난다와 싸우는데, 지원군들은 난다의 마법에 걸려서 단검으로 자신들의 가슴을 찌르고 죽는다. 바롱은 난다의 마법을 풀지만, 난다와 바롱의 싸움은 끝없이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본 바투루 화산

사실 전통 민속무용은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도 자주 보았지만, 외국의 전통 민속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나, 우리나라는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바롱댄스에서는 그러한 결론을 보여주지 않고 관객에게 평가를 맡기는 여운이 있었다. 발리는 전통무용 이외에도 다양한 악기가 발달되어서 발리 인이라고 한다면,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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