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한강수 한우육개장(대전 유성구 궁동 유성문화원 건너편)

한우로 끓인 육개장 가격 5천원 화제  한국 전통육개장 맛 재현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가 따끈한 육개장이 생각나게 만든다. 육개장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이 되던 대표적인 보양음식 중 하나다. 푹 삶은 쇠고기를 알맞게 찢어 갖은 양념을 하여 얼큰하게 끓인 국으로 소고기를 뜻하는 육(肉)과 개장이 합쳐져 육개장이라 불린다. 이런 육개장 한 대접 먹고 나면 속도 든든하고 입맛과 원기를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전통의 맛을 내는 한우육개장

대전시 유성구 궁동에 있는 ‘한강수 한우육개장’(대표 신소형56)은 한국 전통육개장 맛을 재현한 육개장전문점으로 한 그릇 가격이 5000원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집이다. 시중에서 보통 육개장 가격이 8000 원 정도 하는걸 감안하면 정말 저렴하다. 그러다보니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과 주변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곳 메뉴는 한우육개장 한 가지 뿐이다. 최근 우후죽순 육개장 집이 생겨나고 있다. 거의 전통육개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전통을 변형시킨 퓨전 육개장이 많다. 한강수 한우육개장은 한우 사골 잡뼈를 15시간 우려 낸 육수에 대파, 고사리. 토란 대, 당면을 넣고 고명으로 한우를 결대로 찢은 양지와 계란을 풀어 얹어 나오는 전통육개장이다. 보통 달달한 육개장 맛과 다른 예전 할머니가 끓여주던 고향의 맛이자 전통의 맛이라 할 수 있다.

한우 양지.고사리.토란대.당면 등이 들어간 육개장
밥을 마는 육개장

그리 맵지도 않으면서 걸쭉한 진한국물은 시원하고 얼큰하지만 뒷맛도 개운하다. 이런 육개장의 맛은 한 번 먹으면 중독성이 생겨 그 맛을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고추기름을 썼던 거와는 달리 이곳에는 파 기름을 내서 사용해 텁텁함이 없애 국물 맛이 깔끔하다. 여기에 직접 담근 새콤한 깍두기가 혹시 있을 느끼함까지 잡아준다. 또 건더기가 빡빡할 정도로 양도 푸짐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보통 한 공기에 1000원 받는 공깃밥이 무한리필이다. 5000원 가격으로 이렇게 먹는다는 게 미안할 정도다. 가성비가 보통 높은 곳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우를 사용한 육개장을 5000원에 팔아도 남는 게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리 부부가 운영해서 일단 인건비를 줄이고 박리다매로 하루 70그릇 이상은 팔아야 되는데 아직까지 홍보가 덜 돼서 이익은 나진 않지만 끝까지 정직한 맛으로 승부하면 언젠가는 손님들이 알아주지 않겠어요.”

신 대표가 기다림의 미학을 강조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찾는 손님은 많아진다는데 희망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KBS 2tv 생생정보 가격파괴 WHY 코너에 소개되면서 그동안 이런 곳이 있었는지 몰랐던 손님들이 가세해 제법 북적된다. 소문이 나면 앞으로는 기다려서 먹을 지도 모른다.

육개장 끓이는 중

푸짐한 양, 공깃밥 무한리필  끝까지 정직한 맛으로 승부

신소형 대표는 지역 방송국에서 30년 동안 근무하고 작년 2월 명퇴를 했다. 그리고 방송장비사업을 하려다가 지인의 소개로 전통육개장 비법을 전수받고 지난 3월 처음으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갈등도 많았지요. 외식업 경험도 없고 음식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 안한다고 했는데 육개장 장인이 끓인 육개장을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해서 배우게 됐지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분이 이걸 배우면 늙어서도 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자식한테 손 안 벌려도 된다는 말에 공감을 했습니다.”

인생 2모작을 하는 이런 결단에는 부인 지혜란 씨의 동조가 큰 힘이 됐다. 과감하게 용기를 주었던 부인은 열정과 정성으로 손님들을 대해 벌써 친절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문을 연 다음에도 어떡하면 더 좋은 맛을 낼까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는데 이제는 육개장에 대해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

좌측부터 신소형 대표와 부인 지혜란 씨

육개장에 대해 오기 생겨. 대한민국 최고의 육개장 만들고 싶어

“우리나라 전통육개장 맛을 재현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 최고의 육개장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손님들이 먹고 나서 최고의 육개장이라고 칭찬해 주는 말에 힘은 들지만 보람도 느끼지만 육개장은 정말 매력이 있습니다. 앞으로 누구나 찾아와서 최고의 육개장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집을 만들겠습니다.”

얼마 전 힙합 가수 육지담 씨가 자신의 SNS에 장례식장 앞 영상과 함께 ‘육개장 먹어야 할 듯‘이라는 문구를 올렸다가 경솔한 발언으로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사과한 사건이 육개장을 다시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렸다. 육개장이 장례식장에서 주로 먹었던 이유는 육개장의 붉은 국물이 액운을 막고 귀신의 침입을 막아 조문객들에게서 잡귀를 쫓아내고 또 조문객 접대가 편리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음식으로 쉽게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강수 한우육개장 외부전경

육개장은 조선 순종이 나라 잃은 슬픔에 식음을 전폐하고 있을 때 대령숙주가 올린 육개장 한 그릇을 눈물을 흘리며 남김없이 다 먹었다는 일화가 있다. 육개장은 우리의 전통의 한과 얼이 담겨 있는 음식이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그동안 더위에 지쳐 사라졌던 입맛을 다시 잡아 줄 육개장. 아직도 한강수 한우육개장 같은 집이 있다는 게 우리에겐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010-3430-5678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8시30분
휴일: 일요일
좌석:22석
주소: 대전 유성구 문화원로53(궁동471-12)유성문화원 건너편
주차: 주변에 적당히 주차
차림표: 한우육개장50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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