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팥거리 콩쥐팥쥐 (충남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 계룡역 옆)

계룡시 로컬푸드 팥죽   첨가물 없이 재료 본연의 맛 인기 배추겉저리.동치미 별미

죽은 우리의 먹거리 중에서 가장 일찍부터 발달한 주식의 하나다. 일제 강점기에 식량절약이라는 차원에서 죽의 용도가 구황음식으로 편향되면서 못 먹던 시절의 음식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신선한 건강재료를 넣은 웰빙 죽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새알팥죽

우리나라의 전통음식 팥죽은 예로부터 조상들이 즐겨 먹던 우리의 고유음식이다. 특히 붉은색은 귀신이 꺼리는 색이라 하여 악한 기운을 이기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동지에 팥죽을 먹곤 했다. 최근에는 여성들의 다이어트식과 소식, 숙취해소 등 다변화된 수요에 걸맞게 다양한 죽 메뉴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그 옛날 어머니 손맛을 그대로의 팥죽으로 화제가 되는 곳이 있다.

충남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에 있는 ‘팥거리 콩쥐팥쥐’(대표 김승태68)는 대형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쏟아내는 죽과는 달리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옛날 전통방법으로 만드는 팥죽전문점이다. 조선시대부터 불려진 팥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곳이다. 구옥의 허름한 집이지만 정갈한 테이블과 깔끔한 분위기는 시골 사랑방에 온 것 같이 푸근하다. 전통방식을 고수한 팥죽 맛으로 식사 시간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팥죽은 새알이 들어가는 새알팥죽과 찹쌀로 쑨 팥죽이 있다. 팥죽을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가 모두 정성이 없으면 안 된다. 팥죽으로 만들기까지 과정은 단순하지만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알팥죽과 배추겉절이.동치미
계룡시에서 재배한 팥 로컬푸드만 사용한다

팥죽의 원료인 팥은 계룡 지역애서 생산된 팥을 사용한다. 팥을 30분 삶아 첫물을 버리고 다시 30분을 푹 삶아 껍질째 맷돌에 갈라 죽을 끓인다. 새알은 찹쌀을 불려서 가루를 만들어 손을 치대 동그랗게 만든다.

여기에는 인공조미료 등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고 순수 팥물만 사용한다. 일부 업소에서 팥을 빨리 풀어지고 걸쭉한 맛을 위해 소다와 감자전분을 넣기도 하지만 이곳은 팥 이외에 다른 첨가물은 넣지 않는다. 사실 그대로만 한다. 이런 점이 이집을 다시 찾게 만든다.

팥죽은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한 새알심의 식감 역시 좋다. 팥죽 한 그릇에 피곤함으로 움츠려 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하다. 취향에 따라 설탕과 소금을 넣어 먹으면 된다, 여기서 알아둘게 있다. 보통 팥죽하면 팥을 달달하게 끓여낸 단팥죽을 연상하는데 이는 우리의 식문화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팥죽은 달지 않게 소금 간을 해 배추김치, 물김치를 곁들어 식사대용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팥을 달게 먹는 문화는 일본의 팥죽문화로 구한 말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인이 살던 군산 부산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게 됐다.

팥칼국수
팥칼국수 수제면발이 부드럽다

6월 KBS 한국인의 밥상 소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계룡 대표 맛집 우뚝 서

죽의 생명은 농도다. 죽은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너무 되면 밥 모양이 나오고 너무 묽으면 풀이 되기 때문에 예전부터 죽 쑤는 것이 밥하는 거 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오죽하면 죽 써서 개준다는 말이 나왔겠나. 하지만 이집 팥죽의 농도는 언제나 먹기에 편하다. 

팥죽에는 직접 만든 배추겉절이와 동치미가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맛도 있지만 정갈하고 깔끔하다. 특히 배추겉절이는 풋풋한 양념의 맛이 팥죽의 고소한 맛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 팥칼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조화롭다. 이런 맛으로 각종 공중파 방송에도 소개되고 지난 6월에는 KBS 한국인의 밥상에도 소개된 바 있다.

팥칼국수는 팥물에 손칼국수가 들어간다. 팥의 구수한 맛과 국수의 담백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이곳에 오면 벽면에 쓰여 있는 글귀가 논에 확 들어온다. “우리업소에서 사용하는 팥,콩,무,배추,고추는 모두 계룡지역의 농산물입니다.“ 또 충청남도 6차산업화센터의 로컬푸드 지정식당으로 충청남도에서 인정하는 로컬푸드 미더유 인증업체다.

좌측부터 김승태 대표와 부인 오세화 여사
내부전경

김승태 대표는 충남 논산 노성면이 고향이다. 서울에서 현대에 근무하다 명퇴를 하고 부인 오세화 여사(64)의 고향인 계룡시 두마면으로 내려왔다. 이지역이 팥거리인 점을 감안해 팥죽집을 해보자는 부인의 제인으로 처가 동네에 정착을 하게 된 것아다.

“지금의 자리가 예전에 국밥집을 하다가 다방으로 바뀐 자리였는데 사실 이 자리에서 아내와 선을 봤어요. 이곳을 2009년 매입해서 동네에서 농사를 지은 팥을 구입해 팥죽을 팔기 시작했지요.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전국에서 찾는 팥죽집이 되었지요. 항상 단골손님들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처음 해보는 장사이기 때문에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다. 전국의 팥죽, 팥칼국수 잘 하는 곳을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발품을 팔았다. 거기서 느낀 것은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정직하게 하면 된다는 거였다.

하지만 처음 문을 열고 김 대표는 그동안 대기업에 다녔다는 프라이드가 있어 식당에 나와 있는 게 쑥스러워 1시간 있다가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다 부인이 혼자 하는 게 안쓰럽게 생각되어 도와 줄 일을 찾다보니 메뉴판도 쓰고 각종 공예품도 만들어 붙이는 등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은 홀 서빙은 물론 손님들과도 너무 수다를 떨 정도로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로 변했다.

계룡에서 재배한 고추
간판

조선시대 팥죽거리 전통 이은 팥죽집  청결하고 깔끔하고 김 대표 작품 수공예품 붙여놔

“돌이켜보면 지금도 주방에서 팥죽을 끓여내는 아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쑥스러워 개업 후에도 친가나 주변지인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는데 그런 모든 것을 참고 기다려준 아내가 고맙지요. 지금은 웃고 있지만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더 열심히 하니까 만사가 다 편합니다.”

팥죽은 어린 시절 떡국처럼 나이만큼 새알심을 먹어야 나이를 먹는다는 어른들 말씀에 팥죽에 동동 떠있는 새알심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모든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좋은 맛이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에 새기고 우리 식구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죽을 만든다는 계룡 팥거리 콩쥐팥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팥죽 한 그릇은 생각만으로도 속이 따뜻해진다. 나와 가족건강을 생각한다면 늦기 전에 찾아보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 042=841-8888                  김승태 대표 010-7197-0610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7시30분
휴일: 일요일
좌석: 90석주소: 충남 계룡시 두마면 팥거리2길 4-3(두계리 52) 구 두계시장
포장: 가능
주차: 전용주차장 20여대 가능
차림표: 팥죽,새알팥죽,팥칼국수 7000원, 파전13000원
찾아오시는 길

식당 앞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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