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감사결과 식판·밥솥·집기류에 사용 안 해"

A초등학교가 수산화나트륨이 5% 이상 함유된 오븐클리너로 국솥과 밥솥 등을 닦았다는 주장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대전시교육청은 25일 "식판과 밥솥, 집기류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교육청이 학교급식을 하는 282개교를 대상으로 식기구 등 세척제 사용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 99개교(35.1%)가 수산화나트륨 5%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82곳 중 수산화나트륨 5%미만 사용 학교는 64.9%인 183개교에 불과했다.

이용균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이 25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A초등학교 급식소 세척제 부적정 사용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용균 부교육감 "식판·밥솥 등 오븐클리너 사용 주장 사실과 달라"

대전시교육청 이용균 부교육감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수산화나트륨이 5%이상 함유된 오븐클리너로 식판, 밥솥, 집기류 등 닦지 말아야 할 곳까지 닦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제보자를 포함한 조리원들을 조사한 결과 식판, 밥솥, 집기류에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교육감은 "다만, 국솥에 대해서는 특정 조리원이 영양교사의 승인 없이 수산화나트륨이 5%이상 함유된 오븐클리너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경우 음용수로 충분히 헹궜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특정 조리원이 영양교사의 승인 없이 수산화나트륨이 5%이상 함유된 오븐클리너를 사용했다는 얘기다.

교육청 측은 "다른 조리원들은 일부 기름때나 찌든 때가 낀 급식실 바닥, 후드, 트렌치, 조리실 벽면스텐, 스테인리스 작업대, 오븐기, 그리스트랩 등의 청소시에 5%이상 함유된 오븐클리너를 원액 또는 희석하여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며 오븐클리너 사용 시 잔유물이 남지 않도록 음용수로 충분히 헹구었다고 조리원들이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전교조 “양잿물 사태, 조리원 1명의 일탈로 갈무리 하느냐”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대전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대전교육청은 양잿물 사태를 조리원 1명의 일탈로 갈무리 하려느냐"며 "전체 급식학교 282곳 중 35.1%가 수산화나트륨 5%이상 세제를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고 했다.

대전전교조는 "관내 초·중·고 열 곳 중 서너 곳이 친환경 세제가 아닌, 수산화나트륨 5%이상의 독성 세제를 사용했다는 것 아니냐"며 "아무리 음용수로 충분히 헹궈낸다 하더라도 잔류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교육청은 그동안 지도감독도 않고 뭘 했느냐"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A학교의 오븐클리너 사용량이 많은 것도 불신을 키웠다. 이 학교는 매월 20kg들이 오븐클리너를 3통씩 구입 사용했는데 유사규모(학생 수 1,400명 내외) 학교의 2배가 넘는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해당학교의 급식실 면적이 넓고 후드, 트렌치, 스테인리스 작업대, 그리스트랩 등에 대해 수시로 청소했으며 청소 시 세척봉이나 바닥용 자동청소기 등을 사용함으로써 수작업시보다 세제 소모량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해당학교 영양교사가 강화된 위생·안전점검 기준에 맞게 청소를 요구한 것도 사용량이 많은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A초교 비슷한 규모 학교의 2배 넘는 오븐클리너 구입 사용

교육청의 해명에 대해 전교조는 "이번 감사 결과는 축소 은폐 논란을 떠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교육청 주장대로 조리원 1명의 일탈로 빚어진 사고라면 왜 해당조리원이 다른 학교로 옮긴 뒤 내부고발을 했겠느냐"고 했다.

전교조는 또 "누가 봐도 짜 맞추기식 부실감사가 아닐 수 없다"며 "이렇게 사태의 본질이 흐려질 경우 앞으로 어느 누가 용기를 내 내부고발을 할 수 있단 말이냐"고 했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이용균 부교육감은 "특별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할 예정이며 행정상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며 "학교급식 안전에 대해 학부모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세척제의 경우 원천적으로 반드시 수산화나트륨 함유량 5% 미만 제품만 구입 사용하도록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교조는 "왜 사과는 늘 부교육감의 입을 통해 이뤄지느냐"면서 "교육감이 고개를 숙이면 체면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말 대전 A초등학교가 급식실의 국솥과 밥솥 등을 닦는데 수산화나트륨이 5% 이상 함유된 오븐클리너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대전교육청은 시민감사관과 학부모 대표가 포함된 8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지난 6~15일 8일간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