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께서 어찌 이 누추한 곳을 찾아 오셨는고? 나를 밀고하기 위함인고?”

노생이 곁눈질을 하며 후생의 안색을 살폈다.

“아니옵니다. 어찌 제가 고명하신 어르신을 고하겠나이까. 솔직히 고민이 있어 찾아왔나이다. 시황제께서 영원히 죽지 않는 약을 구해오라고 명하셨는데 이일을 어쩌면 좋겠사옵니까, 물론 시황제 앞에서는 생약을 구할 수 있다고 장담을 하고 나왔습니다 만 어디 그것이 가능한 일이오니까?”

후생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셨군. 선생께서도 나와 같은 고민에 걸려드셨군.”

“그러니 이일을 어쩌면 좋겠습니까?”

후생이 다시 물었다. 길게 한숨을 내쉰 노생은 입을 열었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시황제는 사람됨이 강철 같고 포악하며 자신만만하지 않소이까. 제후에서 몸을 일으켜 천하를 병합하고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이루었으므로 고금을 막론하고 자신보다 나은 자가 없다는 착각에 살고 있지요.”

“맞는 말씀입니다.”

후생이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오로지 옥리만을 신임하여 총애할 따름입니다. 박사가 70명이 있지만 쓸 만한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있다손 치더라도 바른말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지난해 분서사건을 보십시오.”

둘은 시황제를 힐난하기 시작했다.

“황제는 형벌과 사형으로 사람들을 다스리고 있소. 그것이 무슨 정치요? 백성들은 죄를 지을까 두려워하고 신하들은 녹봉만 유지하려 애쓸 뿐 누구하나 충언을 하는 사람이 없질 않소. 그러다보니 자신의 과실을 듣지 못하고 날로 교만해지고 신하들은 그 위세에 굴복하여 거짓말로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한 지경이오.”

노생의 말이 어찌 자신의 생각과 그리도 같을 수 있을까. 후생이 의심할 지경이었다. 후생은 뒤질세라 시황제를 더욱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나라에는 형벌이 가혹하여 방사가 두 가지 방술을 겸할 수 없고 또 효험이 없을 때는 사형을 당해야 할 판이니 누가 제대로 바른 소리를 하겠습니까. 그런데도 별자리를 보고 점치는 자들은 300명이 넘으니 이래서야 나라가 바로 서겠습니까?”

노생이 맞장구를 치며 말을 거들었다.

“옳으신 말씀. 이들 모두 태생은 선량한 사람들이지만 황제의 비위를 거스를까 두려워 아첨할 따름이니 바른 소리를 할 자 누가 있겠소? 또 선약을 구한다 해도 우리가 얻을 것이 뭐겠소?”

노생과 후생은 밤을 새며 현실을 비판했다. 그리고 며칠 뒤 시황제가 내린 만금을 가지고 자취를 감추었다.

산 아래 관원들에게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후생이 산으로 들어간 지 거의 한 달이 지난다음 소식이 없자 노생과 후생을 따라나선 관원들이 의심스럽게 여겨 산을 뒤졌지만 이들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린 뒤였다.

시황제는 후생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불로초를 구해 올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소식은 어디에도 없었다.

진시황은 매일같이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도록 명했지만 이들이 선문과 고서를 찾아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는 소식 외에 돌아오는 메아리조차 없었다.

그러던 차에 노생을 따라 생약을 구하기 위해 나섰던 한 관원으로부터 심상찮은 전갈이 승상 이사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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