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의원 “SOC예산 삭감하면서, 엉뚱한 국비낭비”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 자료사진.

2011년 이후 개통된 전국의 120개 일반국도 가운데 41개(34.1%)가 설계 시 예측통행량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과도한 수요예측으로 도로가 남설(濫設)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투입된 국가예산만 무려 4조 4800억 원에 이른다.

국회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정용기의원(대전 대덕)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3개 일반국도의 통행량은 예측통행량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3년에 개통한 ‘압해-운남’ 도로의 경우, 일일 평균통행량이 예측치 1만 475대의 17%(1812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에 1371억여 원의 국가예산을 쏟아 부었다.

충청권에서는 지난 2013년 개통된 부여-규암 우회도로의 실제 통행량이 예측통행량의 2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도로 건설에는 국비 1125억여 원이 투입됐다. 

현행 도로법(제6조)상 일반국도는 5개년계획에 맞춰 국토부가 사업추진을 하게 되는데, 실제 설계 및 발주는 전국의 5개 지방국토관리청(서울, 원주, 대전, 익산, 부산)이 각 지역 수요를 반영한 실시설계를 통해 해당 도로건설의 필요성, 도로의 적정규모 등을 고려해 건설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수요예측이 과다하게 설정되면 불필요한 도로가 건설되거나 또는 실제 통행량에 맞는 적정규모의 도로를 넘는 과도한 규모의 도로가 건설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예산이 과대 설계된 만큼 결과적으로 낭비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꼭 필요한 다른 곳의 도로건설에 차질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용기 의원은 “실 통행율을 고려한 적정 투자 국비를 고려할 때, 추정손실액은 2조 9745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도 SOC예산이 20% 이상 삭감되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국비를 낭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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