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역사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70만 명에 달하는 대 인력이 동원돼 30여년이란 세월동안 만들어진 여산능이 이제 그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노인장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소?”

자신의 얼굴과 똑같이 소조하는 모습에 적잖게 놀란 젊은 병사가 물었다.

“이렇게 내 모습과 똑같이 만들면 내혼을 빼앗기는 것 아니오?”

“그렇지. 자네는 이제 황제의 군사라네. 죽으나 사나.”

“고향에 노모가 계시는데 이곳에서 혼을 빼앗기면…….”

병사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여산능이 완성되는 날 나는 새가되어 훨훨 날아갈 걸세.”

노인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는 여산릉은 높이가 48장(110여m)에 밑변이 가로, 세로 240장(540여 m)정도였다.

시황제는 간간이 황릉이 만들어지고 있던 현장을 찾았다.

황릉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별도의 관망대를 만들어 황제가 납시면 그곳에서 전체의 공정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고?”

황제가 동행한 장작소부에게 물었다. 그는 종묘와 왕실의 토목공사를 관장하던 최고 책임자였다.

“시황제 폐하의 지하궁전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사옵나이다. 보시는 것처럼 쌓아올린 저릉 위에는 나무를 심어 누구도 저곳이 폐하의 지하궁전이란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할 계획이옵나이다.”

“모든 것을 챙겨 넣어야 할 것이야. 하나도 빠짐없이.”

시황제가 천천히 좌우를 살피며 말했다.

“여부가 있겠사옵나이까 시황제 폐하. 지상 세계의 모든 것을 지하로 옮겨 놓았나이다. 정예의 병사들뿐만 아니라 아방궁의 정원과 그곳에 노닐고 있는 오리와 학까지도 지하세계에 만들어 놓았나이다.”

시황제는 그 말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승상 이사를 보고 말했다.

“승상은 여산릉과 아방궁에 대해 별도로 소상히 보고할 지어다.”

“조만간 그렇게 하겠나이다. 시황제 폐하.”

시황제는 말머리를 함양궁으로 돌렸다.

며칠이 지난 뒤였다. 대전에서 시황제와 승상만이 참석한 가운데 여산릉에 대해 장작소부의 상황보고가 있었다.

그는 시황제 앞인지라 긴장된 표정으로 생 땀을 흘리며 상황을 낱낱이 고했다.

“시황제 폐하의 령에 따라 즉위 직후 능묘건설에 착수하여 현재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나이다. 현재까지 37년간 70만 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노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나이다. 묘혈은 3층 샘 이하로 깊이 파고 그 속에 다섯 겹의 구리로 만든 관을 안치시켜 놓았으며, 현실 내에는 별궁을 건설하여 시황제 폐하께서 영생하실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갖추어 놓았나이다.”

시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 별궁은 너비가 174장(丈, 392m),남북으로 204장(460m) 규모로 만들었으며 77개의 방으로 꾸몄나이다. 그리고 능묘 주변에 104개의 방을 별도로 만들었으며 능을 지키는 병사들과 정원, 궁정놀이 등 모든 것을 능묘 주변에 배치한 600여개의 방에 안치시켰나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