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사 유영균· 대전세종연구원 박재묵’에 거는 기대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왼쪽)과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 원장.

대전도시공사와 대전세종연구원 등 기관장 교체가 이뤄진 대전시 출자·출연기관이 산적한 과제를 잘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임 기관장의 일방통행 리더십이 질타를 받아왔던 만큼 새로운 리더십 구축도 중요 과제로 떠오른다.   

대전도시공사의 경우 안팎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유성복합터미널, 안산국방산업단지, 갑천 도안지구 친수구역 사업 등 대전 최대의 현안들을 도시공사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거 확충과 도시재생 분야에 대한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유영균 공사 신임 사장이 LH공사 출신인 만큼 경험을 살려 대규모 프로젝트를 원만하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익명의 공사 직원은 “전임 사장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유 사장을 후하게 평가했다. “원만한 성격으로 대화가 통할만한 리더”라고도 했다. 박남일 전 사장의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다만 전임 사장시절 극단의 갈등으로 치달았던 노사관계를 어떻게 복원하고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갈지는 난제(難題)일 수밖에 없다. 실무형 리더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용혁 공사 노조위원장은 “저하될 대로 저하된 조직의 사기를 북돋우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임 사장시절 벌어졌던 적폐는 사장 한 사람만 저지른 일은 아니다”라는 시각도 나타냈다. “사장의 일방통행에 눈과 귀를 가리고,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못했던 최측근 간부사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도시공사 만큼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대전세종연구원도 유재일 전임 원장 시절 여러 내홍을 겪어 왔다. 본보가 집중 보도했던 것처럼 ‘채용특혜 의혹’에 휘말리면서 연구원장의 ‘독단적 리더십’이 공론화되기도 했다.  

연구원 본연의 연구기능보다는 명사초청 세미나 등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중해 왔다는 비판도 받았다. “만연한 줄 세우기에 연구원 내부갈등이 정점에 올랐고, 시민을 위한 정책기관이면서 폐쇄성만 강화됐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평가다.   

연구원 사정에 밝은 또 다른 인사는 “창의적이면서 정책 활용 가능성이 높은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나눠 먹기식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과감한 지원, 투명한 연구경쟁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공기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민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중장기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다.
 
박재묵 신임 원장의 경우 지역사회와 교감해 온 진보성향의 학자란 점에서 ‘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는 없다. 다만 ‘과감한 개혁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의견이 존재한다.

지역 시민운동계 한 인사는 “박 원장이 원만하고 민주적인 리더가 될 것이란 점은 의심치 않지만, 다른 사람을 섭섭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중용의 리더십으로 일관한다면 밖에서 기대하는 ‘개혁적 조치’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공사나 대전세종연구원 앞에 놓인 공통의 과제는 단 한가지다. 수직을 수평으로, 일방통행을 쌍방향으로, 권력을 권위로 되돌려 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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