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타원 건립 ‘팔짱 낀 대전시’…그 틈에서 벌어진 논란

(왼쪽) 보문산에 설치된 전망대인 보운대 (오른쪽) 식장산 입구 및 정상

대전시와 지난 2010년 10월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삿포로시(札幌市)에는 지상 147.2m의 TV타워가 있다.

지난 1957년에 지어진 TV타워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 가운데 하나이면서 도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지상 90.38m 부근에 전망대가 있는데 이 전망대에서는 삿포로 도심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대구83타워는 대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구의 최고 명물이다. 대구의 직할시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84년 10월에 착공해 1992년 완공했다. 83타워는 2010년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의 수성SK리더스뷰(217m)가 완공되기 이전까지 대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2019년 대전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대전 상징타워를 세우는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의 랜드마크를 조성 또는 건립하자는 얘기가 나온 지 한참이 됐지만 최근 상징타워 건립 논란은 5개 자치구간 갈등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어서 우려된다.

“대전도 이제 랜드마크가 될 타워를 건립할 때가 됐다”는 건립론을 차치하더라도 대전시가 팔짱을 낀 채 한 발 물러나 있는 틈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필요성이 있느냐”부터 따져봐야 한다.

상징타워 건립 논란은 대전시가 최근 세운 ‘제6차 관광권 개발계획’에서 출발했다.

시는 이 계획에서 보문산에 ‘보문스카이힐스’라는 타워구상을 제시했다. 100억 원을 들여 45m의 전망대를 세운 뒤 스카이데크와 편의시설을 구축하는 안이다.

대전시개발위원회가 지난 10월 17일 개최한 ‘대전 상징타워 건립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제6차 관광권 개발계획’의 연장선에서 이런저런 제안이 나왔다.

이에 한현택 동구청장이 “보문산보다는 식장산이 대전 상징타워가 들어서는 데에는 더 적합하다며 맞받아치고 나왔다. 

대전 상징타워는 ‘대전 랜드마크’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건립해야 한다”, “건립할 때다”, “건립할 필요가 있다” 등을 이유를 내세워 민선 4기, 민선 5기, 민선 6기에 이르기까지 10년넘게 끌어온 해묵은 프로젝트이다.

기대에 부풀어 상징타워 건립론이 제안되지만 막대한 재원, 불투명한 사업성, 지난한 절차 등에 발목이 잡혀 “실현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자체 역점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자주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용역 단계에서 사업이 좌초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와도 험난하다. 전체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개발계획, 재원 마련 대책, 경제성 등이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상징타워를 어떤 형태로 건립할 것인지, 나머지 공간에 무슨 시설을 유치할 것인지, 사업비 조달은 가능한지,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상세한 청사진을 지금 팔짱을 끼고 있는 대전시가 제시해야 하는 셈이다.

결국 대전 상징타워 건립 현실화는 빨라도 민선7기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 상징타워와 이를 지원하게 될 주변 시설들이 “과연 경제성이 있는지”, “필요성이 있느냐”에 대한 공론화과정을 거치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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