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식 현장] 전체 직원과 일일이 악수하며 '눈시울'

15일 이임식이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권선택 전 대전시장.

떠나는 사람이나 배웅하는 사람이나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1233일 임기를 끝으로 “선진도시, 선진시민으로서 포용력 있는 대전이 되길 바란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던지며 시청사를 떠났다.

권 전 시장은 15일 오전 시청 대강당에서 공직자와 내외빈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3년 5개월 동안 도와주신 시민,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과 송구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제 사건 때문에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자존심에 상처도 드린 것 같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그러면서 “출마당시 지지도 4.2%가 나오면서 포기하라는 말도 많았지만, 50%가 넘는 득표율로 민주개혁세력 최초로 시장에 당선됐다”며 “그런데 당선되자마자 사건에 연루되면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시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매일같이 새벽5시부터 밤12시까지 일정을 소화했다. 한 주에 집에서 저녁 한끼 먹자는 목표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권 전 시장의 이임식이 열린 대전시청 대강당은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내외빈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제와 법원과 검찰에 욕하고 침을 뱉진 않겠다”면서도 “다만 문제가 됐던 포럼은 적법하다면서 운영경비는 문제가 있다는 판결은 유감스럽다. 그럼 포럼을 어떻게 운영하겠는가.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정말 재고할 부분”이라고 못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던 주요 현안사업을 거론하며 지속해야 하는 당위성을 끝까지 강조했다.

권 전 시장은 “전국 최초의 도시철도 2호선 트램사업은 제 욕심이 아니었다. 대전의 브랜드다. 100년 대계를 생각해 집념을 갖고 밀어붙였다”며 “청년사업, 복지사업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되는 갑천친수공원 개발사업, 월평공원 역시 이어져야 한다. 물론 문제가 있지만 100점짜리 정책이 어디 있는가.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이 있다”며 “반대하는 단체와 주민들에게 송구스럽지만, 대전의 미래를 생각하면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임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계속해서 그는 “이제 떠나는 시점에서 대전발전을 위해 부탁한다. 대전은 선진도시다. 선진시민답게 개방적이고 진취적이고 긍정적으로 포용해 나가는 것이 대전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번번이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야 했던 자신의 주요 정책들에 대한 아쉬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과 역사의 발전을 위해 꼭 성공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며 “다들 이 점을 명심하리라 믿는다. 열정을 보여주고 성원을 보내달라”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시청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권 전 시장.

끝으로 권 전 시장은 “그동안 받았던 사랑은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 저는 뼈 속까지 대전인이다. 대전에 없더라도 대전발전을 위해 성원하겠다. 앞으로의 활동은 잠시 쉬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겠다. 대전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더 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권 전 시장의 이임식에는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 박희원 대전상의 회장 등 기관단체장, 김경훈 대전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 백춘희, 이현주 전 정무부시장 등 전현직 비서진들이 모두 참석했다. 시청 공무원들은 청사 1층 로비에 늘어서 떠나는 권 전 시장을 배웅했다. 권 전 시장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거나 포옹을 한 뒤, 위로의 박수를 뒤로한 채 시청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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