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 회의서 "내달 20일 거취 표명" 전달, 원외 당권 도전할 듯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한 채 도정을 마무리할 것이란 얘기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200여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이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지사 페이스북.

[기사보강 21일 오후 1시 10분]안희정 충남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한 채 도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선거를 200여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군들도 서서히 몸 풀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충남도 고위 관계자는 21일 국회 출입 충청권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가 전날(20일) 참모들과 회의 자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대신 임기를 모두 마치겠다는 의중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거취 표명 시점은 내달 20일께"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당에서 안 지사에게 재보선 출마를 강권할 경우 당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도민과의 약속과 예의 차원 '임기 마무리' 굳힌 듯

지금까지 결정된 안 지사의 향후 거취는 도지사 3선 불출마였다. 또한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한다면 출마 지역이 충남이냐 서울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였다. 안 지사가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2월 또는 3월 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안 지사는 ‘성공한 도지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대선 출마 당시 ‘30년 정당정치인’을 강조했던 안 지사의 정치적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반쪽’ 국회의원 배지에 연연하지 않고, 원외 신분으로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정공법’인 셈.

측근들 "결정된 바 없다" 불구 하루 만에 깨진 '함구령'

안 지사의 주변 측근들도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안 지사의 거취는)아직 결정된 바 없다. 고민 중”이라며 관련 풍문에 함구하거나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안 지사 최측근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논산·금산·계룡)은 안 지사의 불출마설을 묻는 <디트뉴스>의 질문에 “국회의원 재보선 불출마와 임기 마무리는 검토 중인 사안”이라면서도 “(불출마는)가능성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일부 측근들은 “국회의원 배지보다 도지사 임기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도민이나 국민들과의 약속이자 예의”라며 “임기 이후 당권에 정면 돌파하는 게 차기 대권 후보로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지사의 정치 철학과 소신을 미루어 볼 때 ‘임기 마무리’로 기울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대목이다.

도청 고위 관계자들도 안 지사의 재보선 불출마 설에 일단 선을 그으며 원론적 입장만 표명했다.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안 지사의)추후 정치 일정은 확정지을 순 없지만, 앞으로 (지방선거)판 정리를 위해서도 지사께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 12월 말 안에는 입장 정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비서실장도 “지금은 결정된 사항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팩트다. 의견을 모으는 숙의 과정 중”이라며 “연말 3선 여부를 포함한 추후 정치 일정에 대해 말씀 하실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도 핵심 관계자가 언론에 안 지사 거취를 전달하면서 '결정된 사항이 하나도 없다는 팩트'는 하루도 안 지나 깨졌다.

한편 안 지사는 조만간 국회 예결위원장을 찾아 지역 현안과 국비 확보 협조를 요청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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