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거론 적절치 않지만, 명예로운 선택할 것”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원에 나선 염홍철 전 대전시장 모습. 자료사진.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염 전 시장은 <디트뉴스>와 만나 “지금, 내년 시장선거에 나간다 안나간다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다만 명분을 잃지 않고 명예로운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간에 떠돌고 있는 ‘염홍철 출마설’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그는 딱 부러지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정치적 상황과 조건이 마련되면, 출마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자신의 출마가능성이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명분을 잃지 않고 명예를 지키고 싶다”는 말은 그와 같은 경계심의 표현으로 읽힌다. 

대다수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세를 읽는 것과 달리 염 전 시장은 자기 앞에 레드카펫이 깔릴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는 않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선출은 중앙당 선거전략에 의한 변수가 크다”고 내다봤다. 대통령 주변의 친문그룹이 '친문차출이냐 범여권 탕평이냐'를 선택해야 후보군이 좁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권의 친문차출 전략이 가시화될 경우 박범계 현 대전시당 위원장쪽으로 힘이 기울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상민 의원, 허태정 유성구청장 등에게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4선 이상민 의원의 경우 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행보를 할 개연성이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박범계 위원장보다는 자유로운 위치에 서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그렇다면 염 전 시장이 명분과 명예를 지키면서 출마할 수 있는 상황이란 어떤 것일까. 그는 2010년 지방선거를 떠올렸다. 충청권에서 자유선진당이 득세하던 당시, 당은 자신이 아닌 권선택 후보를 밀었지만 인지도에서 확고한 우위에 있던 자신이 결국 후보로 나서 박성효(28.5%), 김원웅(23.28%)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46.67% 득표를 했다는 것.  

현재는 대통령 지지율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선거전이 박빙으로 흐르며 혼전양상을 띠게 될 경우 ‘어게인 2010’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그에게 짙게 깔려 있었다.      

자유한국당에서도 여러 후보가 거론되지만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출마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염 전 시장의 시각이다. 이장우, 정용기 등 현역 국회의원이 배지를 떼고 직접 출마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염홍철-박성효 리턴매치’가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는 셈이다. 

염 전 시장은 시장궐위 사태를 맞은 대전시정에 대해서도 여러 아쉬움을 토로했다. 권선택 전 시장에 대한 인간적 연민은 물론 혼란에 빠진 공직사회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현했다. 다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에 대해서만큼은 “아무것도 진행된 것이 없다”며 냉철한 평가를 했다. 

그는 “트램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홍보만 했지, 행정절차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지금 홍보를 중단하면 아무것도 한 일이 없게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이나 현대 아울렛 특혜시비 등 갈등현안에 대해서는 “각 현안마다 다른 판단을 내려야겠지만, 큰 틀에서 잠정 중단하고 차기 시장이 결정하도록 미뤄두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한대행은 이런 갈등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없고, 또 정당성에 문제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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