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안 받고 장고 끝 '결단'.."중도 하차하면 예의 아닐 것"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병헌 전 수석 후임인 정무수석 직(職)을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병헌 전 수석 후임인 정무수석 직(職)을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변인이 정무수석을 고사함에 따라 연말 예산국회와 개혁입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 처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22일 청와대의 유력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7일 박 대변인에게 신임 정무수석 직을 제안했다. 국회의원(19대) 출신인 박 대변인이 온화한 성품으로 여야의 가교 역할에 적임자이며, 업무 특성상 문재인 대통령 지근에서 보좌하며 의중을 살펴왔다는 점에서 ‘정무수석 1순위’로 낙점했다는 것. 문 대통령 역시 참모진들에게 “아주 좋은 카드”라고 반색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나흘 동안 장고(長考) 끝에 21일 오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최종 고사 입장을 밝혔다. 박 대변인의 이 같은 결정 배경은 내년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를 굳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대변인은 현재 차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유력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다.

물론 박 대변인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더라도 공직자 사퇴시한인 내년 3월 13일까지 정무수석 직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연말 정기국회 이후 이어질 개헌 준비에도 정무수석으로서 일정 부분 업무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

다만, 박 대변인은 여소야대 정국 상황에서 대통령의 진심을 국회에 전달하고, 특히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일이 정무수석의 기본 역할이란 점을 들어 최종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선거 출마를 위해 5개월 만에 중도하차할 경우 문 대통령과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청와대 유력 소식통은 이날 <디트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도 차기 충남지사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해 박 대변인 결단을 수용했다”며 “대통령이 충남지사 선거를 걱정해 박 대변인을 끝까지 붙잡지 않았다는 점도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청와대는 내부 구원투수로 올리려던 박 대변인이 정무수석 직을 고사함에 따라 외부 선발투수 영입작업에 착수했다. 최종 인선까지는 일정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충청 출신 인사의 기용 가능성도 더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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