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권력 세대교체론 급부상, 낮은 인지도는 한계
허태정(52) 유성구청장이 차기 대전시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 낙마 이후 ‘염-박’으로 대변되는 기존 행정 권력에 대한 세대교체론이 일면서, 허 청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중이다.
재선 구청장에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그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구정을 매끄럽게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유성구 내부의 신망 또한 두터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같은 당 이상민, 박범계 의원이 인지도 면에서 허 청장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지만, 여야 대치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이 금배지를 떼고 시장직에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허태정 카드’가 계속 회자되고 있는 이유다.
허 청장 역시 우회적으로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중이다. 그는 <디트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할 정치인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로 대전시장 선거전에 뛰어들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다만 허 청장은 “내 의지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고 시민들이 얼마나 부응해 줄 것인지, 남은 임기 유성구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조심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허 청장은 그동안 대전시장 출마와 관련된 언급을 극도로 꺼려왔다.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속 시원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허 청장이 워낙 말을 아껴, 주변 인사들이 오히려 답답해 할 정도”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정도.
다만, 대전의 신도시 지역인 유성구에서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편이지만 대전 전 지역에서 고르게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당내 잠재적 경쟁자인 이상민, 박범계 의원과 비교해 볼때,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상대 후보를 압도할 ‘필승카드’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허 청장이 극복하고 돌파해야 할 한계다.
또한 ‘안희정계’로 분류되는 허태정 구청장의 정치적 역할론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대전시장에 출마하기 보다는 여의도에 입성해 안희정 충남지사의 차기 대권행보를 돕는 편이 좋겠다는 기대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허 청장 역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신중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안희정 도우미’로 그의 역할을 국한하는 것은 “허 청장 개인에게나 대전이라는 공동체에게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행정권력 세대교체’가 ‘안희정의 대권가도’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반론의 요지다.
허 청장과 가까운 지역정치권의 한 인사는 “권선택 시장 낙마로, ‘염홍철-박성효-권선택’으로 대변되는 기존의 행정 권력이 제 역할을 다하고 시대적 소명을 다한 것”이라며 “지금 대전에 필요한 것은 젊고 참신한 리더십이다. ‘허태정’이라는 인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