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괄의 신비한 산야초] 감기몸살 기관지염 예방 치유 효력

송진괄 대전시중구청 평생학습센터 강사.
일과를 마치고 저녁 늦게 볼 일이 있어 고향 길을 재촉한다. 자동차 불빛에 달맞이꽃이 반사되어 눈에 들어온다. 학창시절 어두운 밤길에 동무가 되어주던 꽃. 그 꽃이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길은 멀기만 했다. 아랫마을을 지나 논두렁을 걷는 길은 풀로 덮인 좁은 길이었다. 늦은 밤 혼자서 가는 길은 무서웠다. 달이 없어 칠흑같이 어두운 날은 덩그러니 서 있는 둥구나무만이 거리를 가늠해 줄 뿐이었다. 그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으로 좁은 길을 안내하던 달맞이꽃. 달빛이라도 있는 날은 노란꽃이 반사되어 고즈녁한 시골길에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꽃이었다.

해가 지고 달빛 아래서 피는 꽃이라 하여 달맞이꽃이란 이름을 얻은 꽃. 어떤 사연이 있어 밤에 꽃을 피워 꽃잎을 열어놓는가. 그래서 꽃말도 [기다림]이다. 이 꽃은 번식을 위해 낮에 벌을 기다리지 않고 밤에 나방을 유혹한다고 한다. 이 달맞이꽃을 중국에선 야래향(夜來香), 미국에선 Evening primrose, 일본에선 월견초(月見草)라 부르고 있다. 이렇게 달맞이꽃은 외국에서 들어 온 꽃이다. 

달맞이꽃은 약용식물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달맞이꽃에서 최초로 그 약효를 발견한 것은 미국 동해안과 지금의 캐나다 지역에 걸쳐서 거주하고 있던 인디언들이었다. 그들은 먼 옛날부터 야생의 달맞이꽃을 채취하여 잎, 줄기, 꽃, 열매를 통째 갈아서 외상의 상처에 바르거나 피부에 발진이나 종기가 나면 그것을 환부에 바르기도 하였다. 또한 외용약으로서 뿐만 아니고 천식이나 폐결핵의 기침을 가라앉히기도 하고 진통제, 경련성의 발작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내복약으로도 사용하였다. 

민간요법으로 어린잎을 계속 식용하면 감기몸살과 기관지염 예방과 치유에 효력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꽃과 씨앗이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린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달맞이꽃의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을 달맞이꽃 종자유라 한다. 이 종자유에는 리놀레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 달맞이꽃 종자유는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 고혈압, 협심증 등 순환기계 장애나 심장질환을 개선시킨다고 하여 요즘 인기가 높다. 

예나 지금이나 달맞이꽃이 주는 감정은 여전하다. 이 밤에 꽃을 피워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가. 밤에만 피어나는 달맞이꽃. 어쩌면 이 꽃은 고향을 찾는 우리를 기다린 건 아닐까?  
달맞이꽃을 중국에선 야래향(夜來香), 미국에선 Evening primrose, 일본에선 월견초(月見草)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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