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원상회복' 불구 주민들 암 발생률 '증가'

충남 태안기름유출 사고 10년을 거치면서 지역 생태계는 대부분 원상회복 됐지만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보건환경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남연구원이 발간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후 10년 동안의 충청남도 해안환경 변화’ 보고서 중.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크레인과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해 원유 1만 247㎘가 유출됐다. 그로부터 10년, 사고지역 생태계가 대부분 원상회복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오염 지역 유해환경에 노출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보건 환경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충남연구원은 7일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후 10년 동안의 충청남도 해안환경 변화’ 보고서를 제작·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닷물 내 유류오염 회복에는 1년, 퇴적물 유류오염 및 잔존유징 회복과 해양생물 내 독성물질 축적 회복에는 약 2~3년, 바다의 바닥에 깔려 있는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저서동물)의 종수 및 종 다양성 회복에는 약 3~4년이 걸렸으며 현재는 사고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태환경이 유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 직후 69.2%가 ‘심각’이었던 잔존 유징은 현재 0%로 사라졌으며 5종에 불과했던 대형저서동물도 현재 57종으로 증가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서해안 유류유출 10주년, 그리고 풀어야할 과제는?“ 세미나에서는 피해지역 주민들, 특히 태안 지역 남성의 전립선암 발병률이 2004~2008년 12.1%인데 반해 2009~2013년도에는 30,7%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태안지역 여성들의 백혈병도 5.6%에서 8.6%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추적한 결과를 표준화율을 적용해 발표한 것으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한 전문가는 “생태계 원상 회복됐다는 것은 그 종이 몇 세대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동식물보다 생애주기가 길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추적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100%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제라도 유류유출로 건강상 어떤 문제점이 생겼는지 상관성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연구원 윤종진 전임책임연구원은 “당시에도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호흡기 질환이나 구토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계셨다. 지금처럼 환경에 민감한 상황에서는 10년 전처럼 달랑 우비 하나 수건 한장으로는 아무도 방제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염 지역의 방제 참가 인력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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