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방아실 순두부와 굴(대전시 서구 탄방동 개나리아파트 앞)

매일 새벽 100% 국산 콩으로 만든 순두부, 모두부 일품, 송년모임에 인기

'슬로푸드 슬로라이프(Slow food slow life), 패스트푸드 패스트라이프(Fast food fast life)'라는 말이 있다 ‘콩으로 만든 청국장이나 두부 같은 슬로푸드를 먹으면 늦게 가고, 패스트푸드를 즐기면 그만큼 빨리 간다.’는 말이다.

21세기의 화두는 바로 건강, 웰빙이다. 대전에도 두부요리집이 많지만 두부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곳은 흔치가 않다. 그만큼 두부를 만든다는 것이 힘들고 번거롭다는 뜻 일게다. 이런 가운데 대전에서 고집스럽게 100% 국산 콩을 사용해 만든 두부와 청국장으로 화제가 되는 곳이 있다.

국산콩으로 만든 모두부. 푸른 서리테 콩이 보인다.
얼큰한 순두부 순한 순두부도 있다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 있는 ‘방아실 순두부와 굴’은 박근식, 배주현 부부가 매일 새벽 100%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와 직접 띠운 청국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두부전문점이다. 특히 통영 현지에서 공수해온 굴을 넣고 끓인 굴순두부와 굴탕 그리고 두부전골이 인기가 많은 곳이다. 2층에 있지만 단체 연회석도 마련되어 건강한 연말모임 예약이 많다.

이곳의 최대 강점은 매일 새벽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모두부와 순두부. 다른 맛을 첨가하지 않은 두부는 콩 본연의 고소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부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의 절대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두부제조는 9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맛좋은 두부를 만들어 온 주인장 부부의 손기술로 탄생한다. 아침 7시부터 작업에 들어가는 두부 제조과정은 10시가 넘어야 끝나는 데 보통 정성이 아니다. 전날 불린 국산 콩을 갈아서 손으로 일일이 저어가면서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낸 두부는 어떤 첨가물도 가미가 되지 않아 순수한 영양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신선하고 싱싱한 두부는 한마디로 콩의 담백함과 올곧은 정직함을 느끼는 맛이다.

통영 굴이 들어간 두부전골
직접 띄운 청국장으로 만든 토종청국장
순두부 한상차림

통영 현지 경매에서 올라온 신선한 굴도 인기. 직접 띄운 토종청국장 일품

두부에 사용되는 콩은 주인장의 고향인 충북 옥천의 콩을 사용하지만 모자라는 콩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농가와 계약재배한 콩을 사용한다. 실내에는 괴산에서 올라온 콩이 포대에 쌓여있어 손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두부는 매일 1판씩 만든다. 하지만 순두부는 하루에 오전 오후 2번 만드는데 매일 70인분 한정된 수량만 만들기 때문에 가끔 저녁에 품절되기도 한다.

굴순두부는 황태, 파뿌리, 무 등으로 진한 육수를 뽑은 다음 일반과 청양고춧가루를 배합해 만든 양념장을 넣고 순두부와 굴을 넣고 끓여 낸다. 얼큰하지만 부드러운 순두부 맛에 굴의 향기가 더해져 부드럽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한다.

두부전골은 황태육수에 건새우, 두부, 콩나물, 느타리버섯, 팽이, 새송이, 양송이 버섯과 생굴을 넣고 끓여서 낸다. 생굴은 경남 통영에서 1시 경매에서 중매인이 받은 것을 택배로 그대로 받아 신선하다. 매일 20kg정도 올라온다. 건 새우와 굴 향이 함께 어우러져 시원하고 담백하다.

콩을 불려 두부를 만드는 과정
국산 콩으로 띄운 청국장

모두부는 부드러운 두부에 껍질을 깐 서리테 콩을 넣어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이 너무 좋다. 백색의 두부에 껍질을 깐 푸르스름한 서리테 콩이 박혀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청국장은 이제 국민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멸치육수에 느타리, 팽이버섯과 호박, 무 등을 넣고 끓여 나오는데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예전 토종 청국장 맛이다. 청국장은 괴산 콩을 전통방식으로 직접 띄워 일품이다.

또 식재료 중에 부추, 고추, 오이, 호박 등은 옥천 방아실 텃밭에서 농사지은 것으로 충당한다. 그래서 밑반찬은 사다 쓰는 게 없고 모두 만들어 손님상에 낸다.

“매일 공장에서 찍어내는 두부가 아닌 직접 정성들여 만드는 신선한 두부를 제공하기 위해 당일판매 분량만 만듭니다. 때문에 힘은 들지만 정직하게 영양만점 건강만점의 두부요리를 제공한다는 보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실 되게 하면 맛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진심을 알아주니 찾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내부전경
식당 안에 쌓여 있는 괴산 콩

슬로푸드 먹으면 늦게 가고, 패스트푸드 즐기면 그만큼 빨리 간다. 순두부 하루 2번 만들어

배주현 대표는 남편 박근식 대표가 수산물 무역사업을 하다 잘못되자 친정 부모님이 옥천에서 콩 농사짓는 것에 착안하여 친정엄마에게 두부와 청국장 요리 비법을 전수 받고 9년 전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남편 박근식 대표는 대전세종충남의류판매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어 두부 만드는 일 등 힘든 일을 도맡아 도와주고 오후에는 조합 일을 보러 간다. 그러면 부인 배주현 대표가 주방에서 세심하게 음식을 만들어 낸다. 이런 초심을 가지고 자신 있게 웰빙 두부요리를 제공함으로써 명실공이 건강파트너 집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좌측부터 박근식.배주현 부부

두부는 콩을 갈아 굳힌 음식으로 식감이 부드러워 콩을 바로 먹는 것보다 소화가 잘 되고, 흡수율도 높아 단백질 등 영양 측면에서 훌륭한 식품이다. 또한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제 건강을 위해 전통방식으로 만든 모두부와 순두부가 있는 ‘방아실 순두부와 굴‘로 가보자. 굴과 함께 먹는 두부요리. 겨울 최고의 궁합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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