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빈 방문 호평과 혹평..여야 충남지사 잠재적 경쟁자들 몸 풀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왼쪽)과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두 사람이 차기 충남지사 여야 유력 후보군이란 점에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자유한국당 정진석 국회의원(4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중(訪中)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박 대변인은 한중관계를 회복한 계기라고 호평한 반면, 정 의원은 '외교참사'라고 혹평했다.

두 사람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여야 유력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이번 문 대통령 방중 평가는 일종의 ‘몸 풀기’ 성격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朴 "양국 협력관계 복원 가속화 방향제시..중국 국민과 교감 외교성과"

박 대변인은 16일 페이스북에 “이번 국빈 방중과 한중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간 우의와 신뢰를 돈독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간 협력 관계를 조속히 정상 궤도로 복원시키고 협력을 가속화해 나가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이번 국빈 방중 기간 중 대통령께서 중국 서민식당을 방문하고, 유리창과 같은 한중간 역사적 문화 교류 현장을 둘러보며, 중국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교감하는 일정을 가진 것은 지도급 인사들과의 공식적인 일정과는 다른 차원의 정상외교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전체적인 일정과는 무관하게 지도급 인사와 오찬이 없었다는 것을 문제시 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특히, 지금처럼 사드 문제 등을 두고 양 국민간 우의와 신뢰를 더욱 돈독하게 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이런 일정이 더욱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방중기간 논란이 됐던 사안들을 열거하며 조목조목 해명했고, 이날 발행된 <환구시보> 1면 사진을 게재하며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알렸다.

鄭 "미국엔 배신자, 중국엔 기회주의자..한국 외교 대참사"

정 의원도 SNS로 맞불을 놓았다. 정 의원은 박 대변인을 겨냥이라도 하듯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눈에는 배신자, 중국의 눈에는 기회주의자로 비치겠지”라며 강한 비판적 메시지를 던졌다.

정 의원은 16일에도 “우리 대통령과 외교라인이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100% 수용하고, 그걸 협상결과라고 내놓았다. ‘동북아 균형자론’을 이야기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있다 해도 ‘이런 외교, 이런 협상도 있느냐’고 기막혀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한다’는 내용은 없다. 시진핑은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노력에 적극 동참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여야 충남지사 유력 후보군, 문 대통령 방중 평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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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변인과 정 의원은 각자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한중 정상 합의를 우리 군사동맹국인 미국이 어떻게 바라보겠습니까. 이런 내용을 미국과 협의는 했습니까. 전쟁이 두려워 중국 시진핑 앞에 공손하게 무릎 꿇은 것은 아닙니까”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앞서 15일에는 문 대통령이 중국에서 ‘혼밥(혼자먹는밥)’과 중국 경호원들의 한국 사진기사 폭행 등을 거론하며 “한국 외교의 대참사다. 대중 굴욕외교의 민낯을 보고 치가 떨려 잠을 잘 수 없었다”며 “삼전도의 굴욕이 떠오른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차기 충남지사 선거를 앞두고 여야 잠재적 경쟁자들이 대통령 방중 외교를 놓고 날을 세우며 선거전도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정 의원이 승리한 바 있다.

한편 박 대변인은 1월 중 사퇴 후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예정이며, 정 의원은 이르면 이번 주 거취와 관련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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