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 오만방자한 새정치민주연합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이 지방선거 승리에 취해 오만을 부리고 있다. 벌써부터 전리품 챙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오만을 부리면 탐욕에 빠지기 쉽다. 출범하지도 않은 제2기 세종시정과 세종시의회가 벌써부터 걱정스런 이유다.

새정연은 최근 시의원 당선인 모임을 갖고 의장을 비롯해 제1부의장, 상임위원장 3석을 배분했다. 새누리당과 무소속에는 제2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남겼다. 그리고는 인선 결과를 언론에 알렸다.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의견을 조율하기 전이었다.

아무리 정치 수준이 낮더라도 이건 아니다. 언론을 통해 야당에 일방적으로 원 구성 방침을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예의도 아니고 야당을 의정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방자한 태도다.

물론 세종시민들이 전체 15석 중 9석(비례대표 포함)을 새정연에 몰아줬으니 ‘민심을 받아들이라’고 말할 자격은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51%의 득표를 얻은 당파가 100%의 권력을 독점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13개 선거구에 출마한 새정연 시의원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을 모두 합하면 44.87%(2만 7936표)다. 새누리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42.24%, 2만 6298표)보다 2.63%p 많을 뿐이다. 이춘희 당선인이 얻은 57.78%의 득표율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다. 더구나 새누리와 무소속 후보들(12.88%, 8019표)이 얻은 득표율을 합하면 55.12%에 이른다. ‘시장은 바꾸되 적절한 견제는 필요하다’는 게 정확한 민심인 셈이다.

그러니 새정연이 보이고 있는 태도가 도를 넘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내가 무례한데 남에게 예의를 보이라고 어떻게 말 할 것이며, 여야 간 화합과 협력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나. 의회 출범 전부터 이런 소리가 들리니 앞으로 4년을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나. 새정치연합은 자리 챙기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57.78%의 민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이 의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다. 이 당선인은 “시의원들과 함께 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시의원들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몇 차례 말한 바 있다. 시의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 같으면서도 존중하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시장의 권한과 권력을 견제·감시할 사람들’이란 인식보다는 ‘내 지시대로 시정을 함께 이끌어갈 사람들’로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다. 더구나 새정연 시의원 당선인들은 이 당선인이 시당위원장으로서 직간접적으로 공천에 관여한 사람들이다.

새정연이 언론에 ‘흘린’ 의장단 인선결과를 봐도 그렇다. 어떻게 하면 이춘희 세종시정에 대한 훌륭한 조력자가 될 것인지, 어떻게 하면 골고루 자리를 나눌 것인지…. 이런 것들만 고민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새정연 시의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못미더운 게 솔직한 심정이다. 시의원은 정당의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정당의 이념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더 중요한 것은 의원 개개인의 소신 있는 의정활동이다. 어떤 사업내용이 부실하고 정책이 잘못됐는데도 집행부의 눈치를 보며 소신을 접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선거전에는 투철한 봉사의식과 의지로 똘똘 뭉쳤다가 당선 후 변질되는 의원들을 많이 봤다. 공무원들이 굽실거리니 권위주의도 생길 것이다. 그러다보니 권력을 제대로 감시해야 할 책임은 망각한 채 오히려 권력에 밀착하기 십상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초심을 잃고 사명감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은 잘 모른다. 그러나 언론과 주민은 다 안다. 민의의 대변자로서 늘 자신을 경계하고 성찰해야 하는 이유다./세종포스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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