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연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책보좌관 "교통문화 바꾸자"

우리나라 교통사고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보다 11배가 높고 교통사고 사망률은 가장 높다는 불명예스러운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경제성장의 빠른 기적을 이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충남도내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4명가량이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으로 충남도내 교통사고는 8071건, 이 중 사망자 수는 385명이며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은 2012년 38%에서 올해 42%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충남도내 노인 교통사고 사망 심각…작은 실천부터 해야

우리는 사망사고나 음주운전 같은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면서도 경범죄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지는 경향이 있다. 차를 운전하다 보면 종종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사고의 위험을 느끼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방향을 전환할 때나 차로를 변경할 때, 또는 좌측신호를 대기하고 있을 때 깜박이라 불리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신호가 길어질 때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있으면 나 혼자 바보가 된 거처럼 느껴져 슬며시 껐다가 좌회전 할 때 다시 켜고 출발한다. 어떨 때는 나조차 습관이 되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아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요즈음 소통이 중요하다고 한다. 사람들 간에는 말로써 또는 몸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자동차간에도 소통을 잘 해야 한다. 자동차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방향을 전환할 때는 반드시 방향지시등으로 소통해야 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좌우회전을 한다든지 차로를 변경하여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뒤 따라오던 차량은 앞 차량의 움직이는 방향의 의도를 몰라 불행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방향지시등은 차량 간 소통…소홀히 말고 반드시 켜야

음주운전이나 과속 등은 사고의 위험성이나 내비게이션의 발달로 운전자 스스로 주의력을 높이도록 만든다. 그리고 안전벨트 착용을 뒷좌석까지 의무화하게 하여 중대한 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것이 교통위반이 안된다고 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되는지 잘못된 교통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운전면허증 시험을 볼 때 도로 주행 시 정차된 차가 출발할 때 제일 먼저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점요인이 된다. 또한 좌우측 방향전환이나 차로 변경 시 30m 전방에서 방향지시등을 작동시켜야 한다. 위반 시 이 또한 감점요인이다.

무질서의 전염 현상을 설명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이 이론은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사회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지금은 가고 싶어 하는 도시인 뉴욕이라는 도시가 1980년대에는 연간 60만 건의 중범죄가 일어나는 살벌한 지역이었다. 특히 지하철 중범죄는 최악으로 지하철 역무원들조차도 부스에서 나와 있지를 않았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었다.

범죄 도시 뉴욕의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교훈 얻어야

뉴욕시는 지하철 흉악범죄 억제방안으로 역내 벽면에 있는 낙서를 지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두 그 효과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지하철 낙서지우기 프로젝트가 5년 동안 진행되어 완료된 뒤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중범죄율이 차츰 낮아지더니 1984년에는 절반으로 떨어지고 결국에는 75%로 내려간 것이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수가 2000만대가 넘어서고 있고 공주시도 1세대당 1대 이상의 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가 보편화되어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이 경미한 사안이라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다. 안전은 사소한 것을 지킬 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안전하고 성숙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사소한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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