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의 음식이야기] 친환경 원료 쓰더라도 화학첨가물 과하면 의미 없어

화학조미료는 식품의 맛을 교정 또는 강화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첨가물이다. 영양학적 가치는 적지만 식품의 맛을 좋게 해 식욕증진과 상품가치를 높여 주는 첨가물이다. 대부분의 식품재료들은 원래 맛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공공정을 통해 맛을 생성하지만 그 맛을 더 보충할 목적으로 화학조미료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와 웰빙 건강 먹거리에 대한 열풍으로 식당가에는 신선한 재료와 국내산 재료 사용을 홍보하는 곳이 늘었다. 건강한 먹거리에 있어 좋은 재료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좋은 재료들로 음식을 조리했다고 다 안전할까. 문제는 조리과정 중에 무심히 사용하고 있는 첨가물이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 주방에는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없어요. MSG 사용안한지 오래됐어요” 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MSG를 섭취하지 않는 걸까.

된장, 고추장, 간장, 굴소스, 핫소스, 머스터드소스, 돈까스 소스, 여러 가지 드레싱들을 한번 들여다보자. 내가 과연 MSG를 먹지 않았는지. 그리고 MSG만 화학조미료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화학조미료의 대표적인 제품이 MSG다. 핵산(5‘-리보뉴클레오타이드이나트륨), 호박산이나트륨, 구연산 등도 많이 쓰이고 있는 화학조미료다.

화학조미료하면 떠오르는 MSG는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에는 나쁜지 그렇지 않은지 끝임 없는 공방이 이어지고, 오늘 이론과 내일 이론이 달라지는 결론나지 않는 골치 아픈 이야기를 떠나서 내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한번 들여다보자.

유난히 맛있게 외식을 하고 온 다음날, 특히 탕요리와 같은 국물이 많은 요리나 중식을 맛있게 먹고 집에 돌아와서 물을 잔뜩 들이키거나 다음날 몸이 부어본 경험은 없었는지 되짚어보자. 모두 MSG때문이다. 

선택은 두 가지 중 하나다. 모르는 채 먹든지, MSG를 빼고 맛없게 먹는 방법을 택할 것인지.

천연의 감칠맛을 내는 식재료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다시마, 멸치, 표고버섯 등등.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는 이들 천연의 재료대신 MSG 화학조미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값싸고 맛이 강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럼 대안은 없을까. 맛도 강하고 사용이 편리한 천연조미료는 없을까.

조미료 즉 감칠맛의 정체는 무엇인가. 우리가 감칠맛을 즐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고기를 먹는 것이다. 육류에는 단백질 함량이 많다. 단백질은 20여 가지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지는데 이중 가장 흔한 것이 글루탐산이고 이 글루탐산의 맛이 바로 감칠맛이다.

이 글루탐산을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을 붙여준 것이 글루탐산나트륨(Mono Sodium Glutamate) 즉  MSG다. MSG는 오로지 한 가지 아미노산(글루탐산)으로만 이루어져 강한 감칠맛을 내도록 화학적인 방법을 통해 만든 화학적합성첨가물인 것이다.

아무리 몸에 좋은 영양성분도 과하면 독이 된다. MSG가 그렇다. 입이 즐거워 중독되는 줄도 모르고 좀 더 강하게, 좀 더 맛있게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많이 먹게 된다.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킨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이다. 몸에서 빨리 내보내라고 물을 찾는다. 심하면 구토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조미료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현재 기술로 가장 강한 감칠맛을 내는 천연 원료는 효모추출물이다. 곡물이나 과일을 발효시켜 술을 만들고 빵을 만드는 바로 그 효모(酵母), 한자를 풀면 발효의 어머니이다. 예전에 어르신들이 술이 잘 되면 알코올도수만 높은 것이 아니라 ‘맛이 좋다’고 표현했다.

효모는 단백질 덩어리이고, 감칠맛의 근원은 단백질이다. 더구나 효모는 잘 자란다. 2개가 4개가 되고 4개가 16개가 된다. 효모를 키우고 효모가 가지고 있는 자체의 효소에 의해 단백질을 분해시켜 글루탐산뿐만 아니라 다른 아미노산과 단백질도 풍부하도록 만든 제품이 ‘효모추출물’이다. 이제 바꾸어야 한다. 내 몸에 어울리는 천연 감칠맛 효모로 몸도 입도 즐거워지자.

최근 이런 뜻을 같이하는 자연효모 조미료 생산기업 ㈜아이씨푸드의 박균익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친환경 재료만 쓰면 뭐 하느냐"며 아무리 싱싱하고 좋은 식재료를 쓰더라도 조리 과정에서 화학첨가물이 잔뜩 들어간다면 건강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효모추출물을 알게 되면서 이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중소기업이라 어려움이 많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화학조미료의 위해성과 대체할 수 있는 천연조미료를 소개하고 설득한다. 그리고 현대인에 맞는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나는 박 대표가 한국 식품산업의 미래이길 바라는 사람이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인체 유해성분이 포함됐다는 의혹은 식품첨가물도 예외일 수 없다. MSG의 유해성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화학조미료의 진짜 폐혜는 인체의 유·무해보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는 데 있다.

미각이 둔감해진 사회의 식문화는 빈곤함과 단조로움을 벗어날 수 없다. 이제 화학조미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조미료가 당신의 건강을 지키고, 당신의 행복한 식생활을 보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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