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내부잡음, 경영능력 부재, 구설 등 ‘집중포화’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는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노동조합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 온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대의기관인 시의회로부터 질타를 받으며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대전시의회 송대윤 의원(유성1, 더민주)은 17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박 사장을 향해 “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계속해서 사장을 해야겠냐”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박 사장의 경영능력 부재, 부적절한 처신, 내부 잡음과 구설 등 자질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가족들을 외제차 2대에 태워 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오월드 관람에 나섰다. 당시 일반 시민들은 어린이날 혼잡 때문에 1㎞ 이상을 걸어 들어와야 했던 상황. 

그럼에도 박 사장의 가족들은 직원들의 의전을 받으며 원내로 진입했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종(種)보전센터까지 편하게 전동카트로 이동했다. 송 의원은 “이런 것을 보고 ‘갑질’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부적절한 처신을 질책했다.

뿐만 아니다. 노사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노조위원장과 폭력사태, 불법녹취 공방을 벌이는 등 일방통행식 리더십도 지적받았다.

박남일 사장이 참석한 간부회의 석상에서 이용혁 노조위원장과 모 간부 사원간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급기야 간부사원이 노조위원장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것. 결국 형사사건으로 번져 수사가 진행 중이다.

더구나 당시 대화내용이 녹취된 것과 관련해 이용혁 노조위원장은 ‘불법녹취’를 주장하며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 폭행사건과 별도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박 사장은 내부 회의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A씨와 관련해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A씨가 항의를 위해 수차례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해왔고 급기야 지난 11월 초 이뤄진 면담에서 A씨가 박 사장의 집무실 유리테이블을 파손해 형사사건으로 번진 게 사실이냐”는 송 의원 질문에 박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민감한 형사사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지 않지만, 공사가 왜 이런 구설에 휘말리느냐. 모두 사장의 책임 아니냐. (사장)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 A씨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문학 산업건설위원장(서구6, 더민주)은 “도시공사는 대전시 사업을 대행하는 공기관이다. 그럼에도 사장실에서 민간인이 들어와 집기를 파손했다. 이해 안 되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 일은 시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엄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인호 의원(동구1, 더민주)도 박 사장의 공사운영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황 의원은 “지난해 오월드 행사 때 시의회 부의장으로 가니 박 사장이 가족 챙기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도시공사는 공기업이지 개인의 기업이 아니다”라며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라”고 비판했다.

최선희(비례, 새누리) 의원은 박 사장의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짚었다. “공사가 지난해 30억 원대 당기순익을 올렸는데, 이는 이자와 잡손실, 기부금 등을 일체 지출하지 않아 얻게 된 (장부상) 이익”이라며 “기부금 등 시민에 대한 사회적 책무까지 방기한 결과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남일 도시공사 사장은 어린이날 가족 의전 논란에 대해서는 “손자들을 데리고 종보전센터에 갔는데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바로 나왔고, 전동카트에 가족은 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형사 사건에 휘말린 것과 관련해서는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으로 답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박 사장은 기부금 삭감 등 사회적 책무 방기에 대해 “어려운 경영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과정에서 나온 일”이라며 “사내 복지기금도 파격적으로 줄였다”고 대답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로 인사청문 당시 제기됐던 박 사장에 대한 자질론 시비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사무감사를 끝마치고 나온 한 의원은 “박 사장의 자질 문제가 결국 인사권자(권선택 시장)의 책임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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