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무혈입성, 직전계약 50%에 수의계약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대전도시철도공사(이하 공사)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고수익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수익률이 더욱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입수한 ‘대전도시철도 개통 이후 공사 광고수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27억 5200만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공사 광고수익이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약 15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광고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2006년 개통 당시 9억 8600만 원에 불과했던 공사 광고수익은 2007년 약 19억 원, 2008년 약 25억 원, 2009년 27억 5200만 원까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광고업계는 2009년이 대전도시철도 광고의 르네상스 시대였다고 입을 모은다.

개통 초반, 수도권 소재 업체가 광고대행을 맡는 등 입찰제로 유지되고 있는 공사 광고수익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대전도시철도에서 손을 뗀 2010년부터 공사 광고수익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0년 약 23억 원, 2011년 약 18억 원으로 줄어든 광고수익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연간수입 20억 원을 상회하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는가 싶더니 2015년에 17억 7700만 원, 지난해 약 15억 원까지 곤두박질 쳤다.

공사는 입찰제로 진행되는 광고대행업체 선정에 경쟁구도가 깨지면서 낙찰금액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이후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 등 대형사건을 겪으면서 광고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그 여파로 대전도시철도 광고대행을 맡으려는 광고업체 또한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다.

대전도시철도 광고물은 역구내 및 전동차를 CSY커뮤니케이션이, 전동차 LCD는 JN Pro, 승강장 동영상은 콜온, 인터넷조명과 통합교통정보시스템은 미디어버튼이 맡고 있는 등 5개 매체를 4개 대행사가 전담하고 있다.

공사는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광고대행사가 연간 광고매체 이용금액을 적어 투찰하게 하는 경쟁 입찰방식으로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공사 입장에서는 업체 간 경쟁구도가 펼쳐져야 수익률 증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유찰이 반복될 정도로 광고업계가 얼어붙다보니 낙찰금액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공사와 이미 계약관계를 맺었던 한 업체는 다음 경쟁 입찰에서 12회 유찰 끝에 이전 계약금액의 50%수준까지 떨어진 금액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공사의 광고수익 감소는 이 같은 비경쟁 구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고수익이 이처럼 급감하자, 공사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광고영업만 외부업체에 맡기는 ‘판매대행’ 시스템을 1년 동안 시도해 봤지만, 그 결과 또한 시원치 않았다. 서울지하철 등을 벤치마킹해 공사 직원들이 광고물 관리까지 하며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광고업계는 공사가 광고매체 시설보완 등 재투자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전도시철도의 경우, 광고대행사가 광고매체 시설투자는 물론 관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입찰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공사가 선투자를 한다면, 공사 광고수익도 함께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공사 경영여건상 이 같은 선투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관계자는 “개통 이후 10년 이상이 흘러 광고매체가 노후화되는 등 시설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의 우선순위가 ‘안전’ 등 공익에 맞춰지다보니 새로운 광고매체 개발 등 선제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 2015년 회계년도 기준 610억 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지출비용이 1012억 원으로 무려 40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 바로잡습니다. 본 기사에 삼성계열 제일기획으로 표현된 내용은 다른 수도권 소재 광고대행사로 추후 파악돼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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