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5차 공판에서 "딱하다" 말했다 검찰측 발끈

16일 진행된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권 시장 측 변호인이 검찰에게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권 시장 변호인이 검찰측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전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이동근 부장판사)의 심리로 16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권 시장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이번 사건의 쟁점인 사단법인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이하 포럼)과 관련해 포럼 행정팀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시작으로 정해진 재판 일정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재판 시작과 함께 검찰측(이동수, 박건영, 김영빈 검사)과 권 시장 변호인(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노영보, 문정일, 노은영 변호사)은 신경전이 치열했다. 검찰측은 이번 사건을 처음부터 수사해온 이동수 검사가, 변호인측은 노영보 변호사가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 검사가 피고인에게 포럼 설립과 관련해 추궁하면 노 변호사가 파기환송 이전에도 질의했던 내용이라며 반박했고, 이에 이 검사가 재반박하면서 신경전은 표면화되기도 했다.

급기야 오후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정면충돌이 발생했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포럼 전 사무처장이자 권 시장 캠프 경청단장인 김모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다.

이동수 검사는 포럼 기획자가 김씨에게 이메일로 건네준 '대전미래전략포럼 제안서'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앞서 권 시장의 19대 총선 공약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된 '대전 3S 연구포럼 제안서'도 언급하면서 말이다.

이 두가지 포럼 제안서는 김씨가 포럼 기획자에게 포럼 기획을 지시한 뒤 나온 결과물로, 이 검사는 김씨를 향해 이 두가지 포럼 제안서 가운데 '미래전략포럼 제안서'에 대해 질문을 집중했다.

이 검사는 포럼 내용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권 시장의 총선 공약을 토대로 (권 시장의)정치 활동을 위해 포럼을 만들겠다는 제안서 아닌가"라며 "포럼이 시장 선거를 위한 정치 활동 목적이 아닌가"라고 김씨를 강하게 압박했다.

김씨가 거듭 "아니다"라고만 답변한 뒤 제대로 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자 노 변호사가 나섰다. 김씨를 도우려는 듯 노 변호사는 "검찰측 신문 내용은 이미 파기환송 이전에 다뤄졌던 얘기"라며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혼동스럽게 물어본다"고 따졌다.

그러자 이 검사가 "변호인이 검찰측 신문 내용에 개입한다"고 반발했고, "검사의 신문 내용에 변호사가 개입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검사가 재차 따지자 노 변호사는 "딱해서 그런다"고 대답하면서 이 검사는 더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검사는 "변호인이 검찰측에 '딱하다'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됐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변호인이 사과하지 않자 이 검사는 재판장을 향해 "변호인측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 신문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의 주장을 듣고 있던 재판장은 이 검사의 주장을 변호인측에 설명했고, 노 변호사는 "제가 어떻게 정부기관에게 '딱하다'고 생각하겠는가"라며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 사과한다"고 말하면서 충돌은 일단락됐다.

양측간 논쟁으로 다소 지연된 재판은 변호인측의 사과로 예정된 피고인 신문이 재개됐지만 이후에도 긴장된 분위기속에 재판이 진행됐다.

이후 김종학 전 대전시 특보 등 예정됐던 피고인 신문이 지연되면서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권 시장에 대한 신문은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마지막 공판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이현주 정무부시장과 김우연 시민안전실장, 박영순 정무특보, 김미중 일자리특보, 정해교 총무과장 등 다수의 대전시 공무원들과 함께 권 시장 지지자들이 방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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