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진시황과 女 [68]

이광희2017.02.17 08:50:04

진왕의 굵은 손이 초란의 가슴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향할 때 그녀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사지가 뒤틀리며 하늘이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다.

숨이 거칠 대로 거칠어진 진왕은 그녀의 치마끈을 우악스럽게 찢어버리고 이제까지 그 누구도 근접치 않은 미지의 땅을 향해 굵은 손마디를 휘둘렀다.

애끓는 소리가 침실에서 연신 새어나왔다.

특히 어머니가 태후 자리에 오른 된 뒤 여불위를 끌어들이고 그것도 모자라 노애라는 어린 사내를 궁으로 끌어들여 음기를 달랬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놈과의 사이에 둘씩이나 자식을 두고 그것을 몰래 숨겨왔다니 치가 떨리는 일이었다. 아무리 되씹어 보아도 그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죽이지 않은 것이 관용이었다.

분노가 여기에 번지자 진왕은 부르르 떨며 초란을 뒤엎어놓고 세차게 내몰았다. 명마를 만들기 위해 야생마를 다루듯 행동은 더욱 거칠어져갔다. 살점이 묻어나는 통증이 뒤따랐다.

초란은 멎을 듯 이어지는 숨을 가쁘게 내뱉으며 침상을 기어 다녔다. 

“못된 것들 같으니라고.”

진왕은 허공을 향해 푸념을 내뱉으며 연신 말채찍을 날렸다.

진왕과 초란은 금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몸이 뒤섞였다.

침상이 심하게 흔들리고 늘어진 얇은 휘장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를 태후 궁에 감금한 것이 못내 가슴 저리게 했다. 

노애라고 하는 젊은 사내와 사통만 하지 않았다면 아니 그자가 내란을 음모하지 않았다면 감금할 이유까지야 없었다. 여불위를 내치는 것으로도 족한 일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태후로부터 자신의 실권을 되찾는 것이기에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통을 해. 아니 자식을 낳아 키워..... 괘씸한 것들.”

진왕은 혼잣말을 하며 미친 듯이 말을 몰았다. 더 넓은 들판을 달리기도 했고 때로는 가파른 언덕위로 말을 내몰기도 했다. 어떤 때는 미친 듯이 돌부리가 발에 차이는 계곡으로 말을 몰았다.

물속을 달리기도 하고 거친 광야를 지나 사막을 내달리기도 했다.

진왕은 말을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위하에 배를 띄워 놓고 힘껏 노를 젓기도 했다.

어머니 태후의 잔영이 스칠 때마다 더욱 가파른 숨을 몰아쉬며 노를 휘저었다.

강물이 출렁였고 그럴 때마다 잔잔한 물결이 가슴속으로 밀려들었다.

동정도 있을 수 없었다.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태후라고 비켜갈 수 없었다. 앞을 향한 전진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물러날 길은 더더욱 없었다.

그렇다고 신하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물은 엎질러진 것. 저지른 죄 값을 보다 선명하게 안겨주는 것이 영광의 날을 앞당기는 것이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맨 위로



시민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