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터뷰] "공과 사를 구분한 것일 뿐..국민의당 안가"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60)은 어려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957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로 이사해 숭례초등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진학을 목전에 둔 시점, 부친의 작고는 박 청장의 인생을 뒤흔들었다.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인해 중학교를 못갔다. 돈을 벌어야 했다. 아이스크림 장사도 했으며 자동차 정비 공장도 다녔다. 덕분에 기술도 배웠다. 대전에 내려온 것은 박 청장의 나이 17살때다.

당시만 해도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던 복싱을 접한 게 이 즈음이다. 충북 옥천 출신으로 세계챔피언에 오른 염동균의 영향이 컸다. 복싱으로 세계챔피언이 된다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낮에는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한밭체육관을 다녔다. 하지만 챔피언이 되는 길은 멀었다.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접고 택시 운전을 시작한 박 청장은 중구에서 국회의원을 하던 이재환 전 의원 사무실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 이 전 의원 눈에 들어 운전도 하면서 사무실 허드렛일도 도맡아 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한밭대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부인도 만났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을 만난 것도 이 무렵이다. 12대 국회에서 전국구 국회의원이 된 강 전 의장을 알게 된 뒤 14대 국회의원때는 조직부장을 맡아 지역을 관리했다. 이은권 국회의원은 서울에서 박 청장은 지역에서 각각 강 전 의장을 보좌했다.

그러다 기회가 찾아왔다.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전 의장이 대전시의원 출마를 권유했다. 당시 현역 대전시의장과의 싸움이라 녹록치 않았지만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시의원에 당선됐다.

강 전 의장과는 2006년 지방선거때부터 갈라섰다. 이은권 국회의원과도 동지가 아닌 경쟁자가 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국민중심당 소속으로 중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이 의원에게 패했다. 하지만 와신상담한 끝에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자유선진당으로 당선됐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재선 구청장이 됐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다.

권선택 대전시장과는 국민중심당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당시 중구 국회의원인 권 시장이 박 청장에게 공천을 줬다. 권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박 청장은 권 시장과 늘 같은 행보를 했다. 권 시장이 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으로 복당하자 박 청장도 당을 옮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 권 시장과 박 청장 사이에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 권 시장이 취임 이후 중앙로 차없는 거리 행사를 시작하자 박 청장이 반대했고,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과 제2 뿌리공원 조성, 상수도 민영화 등에서도 이견이 발생했다. 두 단체장간 갈등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박 청장이 국민의당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청장은 <디트뉴스24>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권 시장과 중앙로 차없는 거리 행사 등 이견이 발생한 것은 정책적인 갈등이지 개인적인 갈등은 아니다"라며 "공과 사는 분명히 하자고 했던 것일 뿐이지 여전히 소통과 대화가 잘 되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으로의 이동설에 대해서는 "안간다.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용갑 중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명확히 했다.

다음은 박 청장과 나눈 일문일답.

- 어떤 단체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정치인은 유권자의 신뢰를 먹고 산다. 유권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다. 그런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 보여주기 위한 행정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함께 가슴을 펴면서 토론해 그 결과를 갖고 정책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라고 생각한다.”

- 정치적인 포부와 꿈은 무엇인가.

“다음에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미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현실 행동을 구속한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행정하면 잘못될 수 있다. 현재에 충실하면 유권자들이 보고 판단할 것이다.”

- 내년에 3선 도전 어떤가.

“출마하겠다. 당내 경선을 하게 된다면 누가 나오든 경선위해 준비할 계획이다.”

- 권선택 대전시장과 마찰 원인은 무엇인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로 인해 인구 유입돼 상권 활성화될 줄 알았는데 역반응이 발생했다. 트램 건설에 대해서도 이견이 발생했으며 상수도 민영화에 대해서도 그랬다. 정책적인 갈등이지 개인적인 갈등은 아니다. 상인들이 와서 막아달라고 하는데 시장과의 갈등 때문에 외면할 수 없었다. 고민하다 공과 사는 분명히 하고자 했던 것 뿐이지 여전히 소통과 대화가 잘 되는 분이다.”

- 권 시장에게 건의할 게 있다면.

“중구에 대학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중구민이나 예술단체인들을 위해 구민회관을 지어줬으면 좋겠다.”

- 국민의당 이동설이 꾸준히 제기된다. 어떤가.

“안간다. 생각해 본 적도 없다.”

- 의회에서 발생하는 잡음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의원들끼리 갈등이 있다. 누가 의장이 되든 구민들의 선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민을 바라본 의정 활동을 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의해 의정 발전에 걸림돌이 되면 안된다.”

- 안희정 지사와 문재인 전 대표의 경선을 예상한다면.

“정치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안 지사 나름대로 젊고 패기있으며 철학이 뚜렷해 중도 보수층이 호감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도 정직한 분이다. 어느 분이 되든 대한민국을 정직하고 올바르게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들 등에 업지 말고 국민을 등에 업어야 한다. 자기 철학이 중요하다.”

박 청장은 어릴적부터 세계챔피언을 꿈꾸며 복싱을 시작했다.

- 올 한해 구정운영 방침을 말해 달라.

"그동안 우리 중구는 ‘원도심 활성화’와 ‘효문화 중심도시 건설’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원도심 재생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어 원도심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올 한 해도 다져진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한 상권활성화와 효문화뿌리축제의 성공적인 개최 및 연간 130만명이 찾는 뿌리공원의 ‘효’ 인프라 구축으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효문화중심도시 건설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 역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지난 3년간 49억원의 사업비로 꾸준히 추진해 온 옛 충남도청 뒷길 ‘선화동 예술과 낭만의 거리’ 조성사업을 마무리해 다양한 계층이 보고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거리로 만들어 나가겠다. 복지행정허브 중심으로 개편한 거점형 동주민센터를 활성화해 주민 복지체감도를 높이고, 맞춤형복지팀 및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활용해 민관협력 강화를 통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

"1997년 개관한 뿌리공원이 올해 20주년을 맞이한다. 성씨조형물을 설치한 224개 문중 등을 대상으로 한 ‘문중의 날’ 운영과 야간 조명시설 및 데크를 이용한 산책로 등을 조성해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 지난해 정책 중 가장 기억나는 정책과 아쉬운 정책은.

"지난해에는 공약을 잘 지킨 평가와 정보공개를 잘했다는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2016 경제총조사에서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특히 기억나는 정책은 우리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효문화뿌리축제가 3년 연속 국가 유망축제로 선정된 점이다. 아쉬운 점은 원도심활성화의 중요한 부분이 바로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인데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에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길 기대한다."

- 인사 기준과 철학은.

"인사는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일하고 싶은 직장분위기 조성과 직결되는 등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면서 가장 어려운 업무다. 모든 직원들이 인사에 모두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공정한 입장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직장에 애정을 갖는 직원들이 많을수록 구민들에게 복지혜택도 많이 돌아가는 만큼, 연공서열과 업무성과가 조화된 인사기준 아래,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좀더 우대받는 공직풍토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치인 단체장과 행정가 단체장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본인은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정치인 단체장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정치인 단체장은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려는 의지가 강한 반면, 행정가 단체장은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면이 있다. 그러나 단체장의 역할은 구민 복지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인 만큼 어떤 유형을 구분하여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단체장으로서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체장이 가져야할 덕목은 목민심서에도 잘 나타나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청렴’과 ‘신뢰’라고 생각한다. 특히 단체장이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행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없다. ‘청렴’과 ‘신뢰’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행정을 펼쳐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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