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중 약 30% '치료비 보장 못받아', 가입자 중 절반 ‘보장범위 몰랐다’

자료사진.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자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무료로 제공되는 ‘결합형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원장 한견표)에 따르면 여행자 보험 가입 건수가 지난 2013년 129만 9000여 건에서 2015년 196만여 건으로 약 34% 증가했다.

여행자들은 환전(은행), 해외로밍(통신), 항공권·패키지 결제(신용카드) 같은 여행 관련 서비스 이용 시 부수적으로 제공되는 해외여행자보험(이하 결합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합보험의 보장범위와 한도가 충분치 않거나 핵심내용에 대한 보험사의 안내가 부족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내용의 결합보험 27종 97개 상품의 운영 실태와 이용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15세 미만 대상 결합보험 16개를 제외한 81개 상품을 분석 결과, 질병사망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55개(67.9%)에 달했다.

또 질병사망 보장이 가능한 경우(26개)도 사망보험금이 1500만 원 이하인 상품이 20개(76.9%)로 대부분을 차지해 보장 범위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의료실비 중 ‘질병의료실비’의 경우 100만원 이내로 보장하는 상품은 97개 중 35개(36.1%), 200만원에서 300만원 보장 19개(19.6%), 500만원 한도 보장 9개(9.3%), 1000만원부터 3000만원까지 보장 5개(5.1%)로 조사됐다.

질병의료실비를 보장하지 않은 상품도 29개(29.9%)에 달해 여행 중 질병으로 인해 치료비가 발생했더라도 보장을 받을 수 없거나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결합보험 가입 경험이 있는 소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22명(48.6%)은 ‘보장범위’를 알지 못했고 367명(42.2%)은 ‘보장금액’을, 354명(40.7%)은 계약을 체결한 ‘보험사’ 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관련 정보 인지 여부 조사 결과. 한국소비자원 자료제공.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결합보험 제공 시 의료실비 한도 등 핵심내용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 충분한 보장이 가능한 결합보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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