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후 사체 15일 가량 자신 집에 방치, "부패해 악취 풍기자 가방 안에 담아 버려" 진술

대전 중구 사정동 살인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이 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피의자는 지난 6일 피해자 홍 씨와 말다툼 끝에 목 졸라 살해하고,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중구 사정동 인근 공터에 버린 혐의다.

“술을 마시다 말다툼 끝에 목 졸라 살해했다.”

대전 중구 사정동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검거된 가운데 피의자 이 모씨(48·남)가 피해자와의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씨는 범행 후 시신을 15일 가량 자신의 집 안에 방치했던 것으로 경찰조사 드러났다.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검거 당시부터 범행사실을 부인하다 주거지에서 발견된 피해자 소지품과 혈흔 등을 근거로 추궁하자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이 씨는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 발생일인 지난 6일 이 씨는 피해자 홍 씨에게 “이 남자 저 남자 만나지 말라”고 얘기했고, 홍 씨는 “네가 뭔데 참견이냐”고 대답하자, 이 씨가 화가 나 홍 씨의 목을 졸라 사망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방안에 사체를 놓아두고 방치하자 부패하면서 악취가 풍기고 구더기가 생겨 가방 안에 담아 버리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들 사이는 아무 관계도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피의자 이 씨는 경찰 조사 중 “죽고 싶다. 사형을 시켜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지난 6일 오후 7시경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홍 씨(49·여)를 목 졸라 살해하고, 21일 오전 1시 50분께 범행 장소에서 100m 떨어진 대전 중구 사정동 주택가 공터에 사체를 넣은 여행용가방을 버리고 도주한 혐의이다.

피의자가 범행 도구로 사용한 여행용 가방과 동일한 제품. 대전중부경찰서 제공.

경찰 조사에서 그들은 평소 대전역 인근 노숙생활을 통해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5~6일 까지 피의자의 주거지(대전시 중구 사정동 모 빌라)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는 무직에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정부보조금에 의존하며 생활했으며, 대전역 주변을 배회하며 다른 노숙자들과 자주 술을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의자는 과거 폭력 전과로 경찰에 수차례 조사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오른쪽 안면부터 경부까지 출혈 소견과 골절 등 외부 충격이 확인됐지만 성폭행의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번 주 내로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낮 12시 52분경 “이상한 큰 가방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가방 속 여성의 사체를 확인, 신고자와 목격자 진술, CCTV 분석을 통해 CCTV속 용의자를 유력한 범인으로 특정하고 잠복 중 이날 오후 8시 29분경 이 씨를 검거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