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일방적 결정 '당장 철회', ‘단체협약서[제 50조]' 노사 간 합의로 결정할 사안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이 내달 1일(근로자의 날)과 9일(임시공휴일·19대 대통령선거) 정상 진료할 예정인 가운데, 병원 노조가 “노사 간 합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다”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0일, 병원 노조는 공휴일 근무 시행 여부에 대한 직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공휴일 근무에 대한 업무 합의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병원 측에 보냈다.

병원 노조는 “지난해 11월 24일, 병원 측과 노조 간 체결한 단체협약서 ‘제50조’에 따라 근로자의 날과 임시공휴일(5월 9일)은 ‘노사 양측의 합의가 있을 때 정상근무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제50조’ 항목에 따라 근로자의 날과 임시공휴일(5월 9일)은 ‘노사 양측의 합의가 있을 때 정상근무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을지대학교병원 측과 노조 간 체결한 단체협약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을지대학교병원지부 제공.

하지만, <디트뉴스24>가 확인한 병원 측이 노조에 보낸 공문에는 ‘해당 일에 정상진료를 계획한다’고 명시됐으며, ‘단, 예약현황에 따라 부서별 최소인원 근무 및 탄력 운영을 실시할 예정입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내달 1일(근로자의 날)과 9일(임시공휴일) 정상진료를 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노조는 단체 협약에 따라 합의가 전제돼야 할 사안이 사전 합의 없는 일방적 결정은 단체 협약 위반이라는 것.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 신문수 지부장은 “협약에 따라 노사합의 후 정상근무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병원 측이 일방적으로 정상진료 시행을 통보했다”며 “정상근무 지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지부장은 “병원 측이 이미 해당 일에 정상진료를 결정하고 환자 예약을 받으면서, 이미 정상근무에 준하는 환자가 예약된 상황으로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실제 25일 오후 3시 기준, 내달 1일(근로자의 날) 예약인원이 약 1380명, 9일(대통령 선거)에는 약 1040명의 진료 환자가 예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일 기준 1500~2000명 정도의 진료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 병원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을지대학교병원 노조원들이 내달 1일과 9일 정상진료를 결정한 병원 측에 반발하며,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을지대병원 노조는 오전·오후 병원 로비와 식당 앞에서 ‘정상근무 지침 철회와 최소인원 및 탄력근무 운영 주장 철회’를 요구하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신 지부장은 “병원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심의 유감스럽고, 근로자의 날과 대통령 선거 임시공휴일 근무를 강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 대표자간 면담과 노사 간 합의절차 진행, 병원장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 내용에 대해 지난 월요일 병원장과 면담 신청을 했지만 현재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비췄다.

을지대병원은 지난달 21일 노조 측에 보낸 공문을 통해 “병원업무 특성상 직원들의 이해 속에 법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면서 수년간 부서별 최소 인원 및 탄력 인원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병원업무가 지역주민의 건강권에 직결되는 공익적 특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노사의 이해가 합치된 사안이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 조영태 총무팀장도 <디트뉴스24>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두 달 전부터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었다”며 “1일과 9일 정상진료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반면, 신문수 지부장은 “조 팀장이 말한 것과는 달리 병원 측과 이 내용에 대해 노사대표자 간 협의를 단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었다”며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 내 주요 병원들에 대해 1일과 9일 정상 진료 시행 여부에 대해 알아본 결과, 충남대병원과 성모병원은 이날 모두 휴원를 결정했으며, 건양대병원과 선병원은 각각 1일, 9일 휴원다.

지역 대형병원들의 근로자의 날(5월1일)과 대통령 선거일(5월 9일) 진료 현황.

을지대병원이 병원 내 벽에 붙여놓은 진료일정 안내문.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