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확산으로 산란계 대량 폐사, '계란 낳을 닭 부족'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16일 대전 중구의 한 대형마트. 계란 1판(30구 기준)에 7990원에 판매 중이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0%가량 상승한 가격으로 같은 지역 대형·소형 마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마트를 찾은 김지영(중구 용두동) 씨는 “계란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한 판 더 구매해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악의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낳은 ‘계란 파동’이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대대적인 수입 대책을 통해 잠시나마 기세가 꺾였던 계란 값이 재차 치솟고 있는 것이다.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계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AI는 전체 산란계의 3분의 1 이상을 폐사시켰다. 때문에 계란을 낳을 닭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특히 AI 발생 지역에서는 병아리 입식을 한동안 할 수 없기 때문에 병아리를 들여온다고 해도 계란을 낳기까지는 최소 5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산란계 병아리 입식이 정상화되는 시기는 오는 7월, 계란 수급이 원활해지는 시기는 올 연말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계란 수입을 통한 가격 안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덴마크 산 계란을 수입하기 위한 위생·검역조건 협의가 거의 마무리됐고, 네덜란드 역시 오는 18일을 전후해 수입을 위한 양국 간 협의가 완료될 전망이다.

가격이 가장 저렴할 것으로 전망되는 태국 계란에 대해서도 검역조건의 협의가 끝났으며, 식약처가 위생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

한편 계란 값 상승과 함께 생필품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어획량 급감으로 오징어와 갈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고, 본격적인 나들이 철이 되면서 삼겹살 가격도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지난 4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징어 가격은 50.3%, 갈치 가격은 22.1% 각각 상승했다.

지난 2~3월 하락세를 보이던 돼지고기(삼겹살) 가격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5% 올랐으며, 당근(49.1%), 계란(33.4%), 벌꿀(22.4%)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격 상승률 상위 10개 품목. 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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