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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노동 존중’ 외면하는 대전시

타 지자체 앞다퉈 비정규직 대책수립, 대전은 현황파악도 못해

김재중 기자2017.05.18 16:09:17

▲문재인 대통령과 권선택 대전시장. 자료사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희망이 부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과를 이끌어 낸 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이어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전은 예외다. 시는 공사·공단 비정규직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부서 담당자는 “지난 1월 조사에서 단 한명의 비정규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변동사항이 있는지 공문을 보내 다시 조사하고 있다. 다음 주 쯤 구체적 현황파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뉴스>가 직접 파악한 대전시 4대 공사·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는 500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무기계약직을 포함하고, 본청과 각 구청, 다른 출자·출연기관에 고용된 비정규직 숫자를 합치면 그 규모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도시공사측은 “비정규직 고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환경사원을 포함해 400명 정도가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고용은 보장되지만 정규직에 비해 급여와 복지수준이 떨어지는 만큼, 이들을 ‘사실상의 비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게 노동계 인식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각 역의 청소, 전동차 정비 등을 외주용역 형태로 맡기고 있다. 역무위탁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이들 비정규직 규모는 352명에 이른다. 

대전시설관리공단은 180명 정도의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강사와 조경분야 인력이 대부분이다. 이중 단기근무형태는 절반인 90명 정도다. 

대전마케팅공사는 건물관리를 위해 파견과 용역 형태의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 122명이 파견·용역 직원이고 15명이 기간제 형태로 근무 중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전시 담당자는 “비정규직이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용역, 파견근로자는 비정규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용이 보장된 무기계약직, 용역과 파견 등 간접고용은 빼고, 직접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만 비정규직으로 본다는 이야기다. 

대전시가 노동계 요구와 한참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공약사항에 대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해 보면, 대전시가 노동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웃 광역자치단체인 충남도는 지난 2011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라 출자·출연기관 비정규직 150여 명을 올해부터 점차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세종시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키로 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정책에 적극 호응하기로 했다. 전담조직은 정규직 전환문제 뿐만 아니라 대통령 제1공약인 ‘일자리 창출’문제도 다룰 계획이다. 

대구와 광주의 발걸음은 훨씬 빠르다. 대구는 2015년부터 305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으며, 올해 안에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간접 고용 형태로 일하는 580여 명은 내년 말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광주도 이미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력만 696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 존중’을 새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로 삼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해 각 자치단체들이 이처럼 화답하고 있는 셈이다. 대전시가 ‘노동 존중’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다른 장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전시 공사·공단 노동조합은 지난 13일 개최된 ‘2017 행복나눔 전직원 화합한마당’ 행사에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공사·공단 노동조합이 노사정 협의를 요청한 것에 대해 대전시가 거부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대표적인 ‘노동계 무시, 불통사례’로 손꼽힐 전망이다. 

대투노협(대전시 투자기관 노동조합 협의회) 관계자는 “대전시가 뒤늦게 비정규직 현황파악에 나선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졸속으로 노동정책을 펼칠까 더 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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