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 변호사, 법무법인 유앤아이 합류 "성실한 변호사 되겠다"

12년 검사 생활을 끝내고 법무법인 유앤아이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박미영 변호사.

대전 법조계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12년차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했다. 몇해전 여성 부장판사가 변호사로 개업한 적은 있었지만 여성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주인공은 박미영 변호사다. 박 변호사는 최근 대전지역 최대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유앤아이에 합류했다. 1978년생인 박 변호사는 대전에서 태어나 도마초와 변동중, 동방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고, 사법시험(44회)을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은 34기다.

2005년 전주지검에서 검사복을 입은 뒤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대전지검, 인천지검, 청주지검을 거쳐 올 2월 정기인사 때 검찰을 떠났다. 12년 동안 몸 담았던 검찰을 뒤로 하고 변호사로 새출발했다.

박 변호사를 지역사회에 소개할 때 대전지검 공안부 검사 시절 수사했던 2개 사건만 소개하면 그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나는 대덕구의원 등이 연루됐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전화선거운동원 8명과 운전기사 1명에게 수당 명목으로 800여만원 등을 지급한 혐의로 당시 현역 대덕구의원과 선거사무장을 구속시켰다.

또 하나의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충남 금산 소재 모 기업 노조 사무장이 10억 원대에 달하는 조합 자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하거나 사기행각을 벌여 구속됐다. 당시 이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했지만 박 변호사가 직접 재수사하면서 피의자를 구속시켰다. 이밖에도 대전지검 공안부 근무 당시 구청장 후보측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선거와 노동 관련 수사를 주로 해왔다. 그래서인지 변호사 첫 수임 사건도 기업과 관련한 노동사건이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 변호사는 피의자들을 구속시켰던 검사의 모습이 아니라 의뢰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변호인, 그리고 세살배기 딸이 있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 명석함 때문에 선생님들이 법조인의 길을 권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도 어느때부터인가 무의식적으로 본인의 진로를 법조인으로 정했다. 때문에 대학을 결정할 때도 자연스럽게 법학을 전공했다.

사법시험이나 연수원 성적이 좋아 판사와 검사를 선택해야 했을 때는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싶다"는 이유로 검사복을 입었다. 그리고 검사복을 입은 뒤 일에만 매진했다. 조직문화인 검찰 내부에서 일 잘하는 검사로 알려진 이유다.

남편을 만난 것은 인천지검에 근무할 때다. 선배의 소개로 만난 남편은 5살 연상이자 현직 판사였다. 30대 중반에 결혼했고 지금은 딸을 둔 엄마다.

박 변호사가 검사복을 벗은 이유는 딸 양육 문제가 가장 컸다. 아직 어려서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지만 조직 생활을 하다보니 많은 시간을 같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친정집 근처에 집을 마련해 친정 엄마가 딸을 돌봐주고 있는 형편.

박 변호사는 검사복을 벗으면서 남편과 한 가지를 합의(?)했다고 한다.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남편이 법복을 벗으면 부부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자고. 그것도 대전에서.

이 시점에서 궁금한 점 하나. 왜 법무법인 유앤아이에 합류했을까. 대전에는 많은 로펌도 있고 개인 사무실을 내는 변호사도 많은 데 왜 유앤아이를 선택했을까. 그 답은 유앤아이 구성원 변호사들에게 있었다. 현재 유앤아이는 박 변호사를 포함해 11명의 변호사가 활동하면서 지역 최대 규모 로펌 중 하나인데다 대부분 검찰 출신들이 많다.

정교순 양병종 김동철 변호사는 대전지검에서 부장검사로 퇴직했으며, 이들 중 김 변호사는 박 변호사가 대전지검에 근무 당시 상관이었다. 검찰 출신들이 많은 데다 사무실 분위기도 인간적이고 양보하며 배려하는 모습에 합류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인터뷰 말미, 박 변호사에게 2가지 민감한 질문을 했다. 검경간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과 사법시험에 대한 필요성이다. 이에 대한 박 변호사의 답변은 그의 성격을 말해줬다.

"검사는 영장 청구권을 갖고 수사권은 경찰에게 줘도 검찰이 충분히 지휘 감독할 수 있다"며 수사권 조정 필요성에 동의한 뒤 "로스쿨 제도를 없앨 수는 없지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다른 문도 열어놔야 한다"고 제도적 보완책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포부도 잊지 않았다.

"성실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 의뢰인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이는 그런 변호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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