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측근들 국정에서 빠졌듯이 멀리서 응원해야

문재인 정부가 1기 내각 구성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 극성 지지층이 국정과 정치세력화에 관여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선거운동 사진으로 기사와 관계없음.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이 인사청문회 문턱 앞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위장전입 및 탈세 의혹 등으로 야당에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함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주말 야당 설득작업을 벌이긴 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향후 인사청문회가 연달아 열리고, 장·차관 인사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여소야대 정국 정치세력화로 등장하는 '문빠'

당·청과 야당이 여소야대 정국을 정치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이른바 ‘문빠’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데 앞장서는 등 새 정부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재인 정부 등장 이후 정국에 광범위하게 끼어들며 대통령을 엄호하는 정치적 호위무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야당 청문위원들에게 집단적으로 항의성 문자폭탄을 보냈다.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만든 일명 ‘노룩 뉴스(기레기 감시 시스템에서 변경)’에선 문 대통령의 정책이나 인물, 행동에 대해 비판 기사를 쓴 기자들 이름을 순위를 매겨 올려놓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가 방송 토론 이후 문 대통령(당시 후보)을 비판하자 문자폭탄과 악성 댓글 등으로 맹폭을 가했다.  

문자폭탄, 악성 댓글로 文 비판 차단만이 능사인가

문 대통령을 향한 여러 각도의 비판을 무조건 차단하는 것만이 능사일까.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르는 지지모임인 ‘노사모’와도 구별된다. 적어도 노사모는 이 정도의 적극적 정치적 개입은 하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현재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80%를 웃돌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29일 발표한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5%p 상승한 84.1%로 80%대 중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각 구성에서 잡음과 인사청문회에서 꼬투리를 잡은 야당의 공세가 강하긴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다. 이렇다 보니 열혈 지지그룹이 오히려 대통령을 망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최측근 일선 후퇴 의도 읽어야..국정 운영 관여 안 돼

인수위 없이 출발한 문 대통령은 인사에서 탕평책을 쓰면서 국민 통합과 개혁의 기반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최측근 인사들은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알아서’ 뒤로 빠졌다.

수많은 팬을 보유한 인기 연예인들도 일부 ‘극성 팬’이 따라 다닌다. 하지만 멀리서 박수치며 응원해주는 것이 그 연예인이 ‘반짝 스타’로 그치지 않고 롱런할 수 있게 돕는 일이다.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에게 ‘지지자’들은 이에 비할 게 아니다. 이번 정권은 촛불이 만든 정부다. 문 대통령은 중요한 시기 정권을 쥐었고, “실패하지 않겠다”는 각오까지 했다.

문 대통령이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멀리서 박수치며 응원해주는 것이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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