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되옵니다.”

어린 내관이 중년 상궁의 손에 이끌려 내실로 끌려가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주눅 든 아이처럼 기어들어 갔다. 미소년이라 칭얼거리는 소리 같았다.

“잠시만 쉬었다 가래도.”

상궁은 풋내 나는 사내의 가슴팍으로 손을 찔러 넣었다. 심장이 화급하게 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내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순진하기는. 내 너를 어쩌려는 것이 아니질 않느냐.”

상궁이 몸을 뒤로 빼는 사내의 허리를 다부지게 안으며 말했다.

“그래도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내관은 끌려가며 버둥발을 쳤다. 흘러내리는 내시 복을 주체하지 못해 어물거렸다. 그는 개미귀신의 집을 지나다 걸려든 개미였다.

“정말 큰소리가 나봐야 알겠느냐. 며칠 전에 계집과 노는 것을 봤는데 그것을 발설해야 할까.”

상궁은 아이를 노려보며 위엄 있게 말했다. 그 한마디에 어린 내관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홍안이 된 내관은 안절부절 하며 상궁의 가슴에 안겼다.

스펀지 같은 가슴이 물컹 느껴졌다. 어린 내관은 여전히 토끼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상궁은 고운 손을 내관의 바지춤 속으로 쑥 밀어 넣었다.

“윽…….”

내관은 단음을 토한 뒤 입을 더 이상 열지 못했다. 내관의 몸은 이미 차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상궁은 얼어붙은 몸을 녹이듯 내관의 몸을 구석구석 만지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내관은 꽈배기처럼 몸을 가만두지 못했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

몸이 달아오른 중년 상궁은 말을 맺지 못하고 사내를 불러들여 긴 숨을 연신 토했다. 상궁들이나 나인들은 기나긴 밤을 홀로 새우기에는 너무나 지루했으므로 풋풋한 내관들을 자신의 처소로 몰래 불러 들여 외로움을 달랬다.

그런 용기마저 없는 궁녀들은 어린 시종을 끼고 동성애를 즐겼다. 서로 온몸을 만져주고 핥아주는 것이 그들이 하는 행위였다. 일부 궁녀들은 저간에서 내밀하게 숨겨온 놀이 기구로 긴 밤을 달랬다. 때문에 궁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다름 아닌 놀이기구였다. 나무를 남근모양으로 잘 깎고 그 위에 옻칠을 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때로 청동으로 속을 비게 만들어 그곳에 따뜻한 물을 넣어 사용토록 한 것도 있었다.

토끼나 돼지 혹은 양머리를 기구에 조각한 이런 물건들은 내밀하게 궁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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