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피해 속 해외행 비난여론 의식…"사려깊지 못했다" 사과


<연속보도> = 극심한 가뭄피해 속에서 해외연수를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충남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농경환위) 강용일 위원장이 26일 조기 귀국했다. 이날 오후 충남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강 위원장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여론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본보 21일자 <시·군 행감 나선 충남도의회, 스스로 당당한가> 보도 등)

강 위원장은 “먼저 충남 서북부 등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충남의 농업문제를 다루는 농경환위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공무국외 연수를 떠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비판여론의 지적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도의회 상임위 의원들은 2년에 한 번 공무국외연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농경환위가 떠나는 해”라며 “2개월 전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공무국외 출장심의회를 통과해 항공권과 숙박시설, 견학할 선진농법 기관 등에 대한 예약을 완료해 부득이 출발하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토마토월드에서 고품질 토마토 생산방법과 선진 유통과정에 대해, 요지헤크에서는 가축분뇨 처리시설 및 축사 분뇨의 현대적 처리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며 “네덜란드는 연중 강수량이 500~700mm밖에 되지 않지만 곳곳에 설치된 담수시설로 가뭄대책을 마련한 걸 확인했다”고 연수내용을 소개했다.

계속해서 노르웨이 오슬로 농업청에서 농기업 육성법을 학습하고, 베르겐 전통시장에서 선진시스템을 견학하는 등의 일정을 강조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그러나 연수기간 중 보령댐 저수율이 8.6%까지 내려가고 도내 900여 곳 저수지의 저수율도 24% 이하로 떨어져 도민들이 생활용수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를 봤을 땐, 선진 농법을 익히는 것보다 하루빨리 농민들 곁에서 같이 아파하며 가뭄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조기 귀국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특히 “지난 16일 제296회 정례회 4차본회의에서 의결한 ‘가뭄대책 촉구 결의안’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철돼 충남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가뭄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사업, 아산호-삽교호-대호호 수계연결사업, 상수도 현대화 사업 등이 조기에 실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강 위원장은 “사상 유례 없는 가뭄으로 농민들이 시름에 빠져있고 급수차로 물을 마시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국외연수를 진행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한 뒤, “가뭄은 물론, 다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 위원장은 사비 160만 원을 들여 비행기표를 구했으며, 26일 오전 8시 20분에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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