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초를 구하라.

여러 날을 그곳에서 보낸 다음 다시 말을 몰아 낭야대로 향했다.

낭야대의 비경은 지부산과 비할 것이 아니었다. 깎아지른 절벽과 그곳에 부딪히는 파도. 연신 하늘을 날며 끼룩 거리는 갈매기 떼들의 울음소리. 숱한 섬들의 군무.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이 모든 것들이 신선했고 아름다웠다.

시황제는 낭야에 이르러 넋을 놓고 바다를 조망하는 것을 즐겼다.

그곳에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골라먹고 입에 맞는 차를 즐겼다.

“짐이 이곳에서 마음을 닦을 생각이로다. 그러니 경들은 이곳에서 잠시 머문다 생각하고 마음을 편히 갖도록 하여라.”

시황제는 황명을 내리고 그곳에서 3개월을 머물렀다.

그러는 동안 신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곳 계집들을 불러들여 회포를 풀었다.

 

시황제는 태산에 올라 봉선하고 지부산에 올라 바다를 보았으며 낭야대에 올라 바다기운을 받았지만 생동함이 옛 같지 않았다. 어린 계집들과 놀 때도 보란듯이 당당했던 자신이 근자에 들어서는 점점 위축되는 감을 느꼈다.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체모에도 새치가 돋았다. 내관들이 올리는 탕약과 맛있는 음식도 기운을 회복하는 데는 별 효험이 없었다.

그날도 시황제는 혼자 낭야대에 올라 멀리 내려다보이는 바다를 보고 있었다.

바다는 늘 푸르게 수만 년을 그렇게 있었다. 또 숱한 선왕들이 왔다 갔지만 태산은 그곳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서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선왕들처럼 사라져 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바심이 났다.

“술사 노생도 게 있는가?”

시황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낭야대 아래에 늘어선 신하들을 향해 물었다.

“예 여기 있사옵나이다. 시황제 폐하.”

“그럼 올라와 보구려.”

노생은 흰 수염을 날리며 계단을 밟고 낭야대에 올랐다.

“저 아래 바다를 보시구려. 저 바다는 수만 년 동안 푸른빛을 지니고 있는데 인간은 왜 바다처럼 오래 살지 못하는 거외까? 진정 불로불사의 선약은 없는 것이오?”

“시황제 폐하께옵서 구하시면 왜 없겠나이까. 지금까지 많은 선왕들은 기력이 쇠약한 상태에서 선약을 구하겠다고 사람들을 파견했기에 그 약을 구하기도 전에 돌아가셨나이다. 하지만 시황제 폐하께옵서는 건안한 상태에서 선약을 구하신다면 분명 그 약을 구할 수 있을 것이옵나이다.”

“그래? 그럼 사람을 보내 선약을 구하도록 해보시오. 필요한 자금은 내 얼마든지 내릴 터이니.”

“알겠나이다. 시황제 폐하. 엄명을 즉시 시행토록 하겠나이다.”

낭야대에서 내려온 노생은 그 즉시 한종(韓終)과 석생(石生)을 보내 선인들이 먹고사는 불사약을 구해 오도록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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