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위는 10일간 박량사 주변을 뒤진데 이어 20일 동안 공간을 확대하여 색출에 나섰다.

병사들이 박량사 주변에서 의심이 갈만한 자들은 모두 잡아들여 문초를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순행을 중지한 시황제는 연일 박량사 사건을 논제로 중신들과 논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출발할 때와는 달리 기분이 몹시 상해있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단 말이냐?”

“황공무지로 소이다. 입이 열개인들 어찌 할 말이 있겠나이까. 시황제 폐하를 모심에 소홀함이 있다는 것은 죽어 마땅한 일이옵나이다. 그런데 무슨 말을 하겠나이까?”

중신들이 입을 모아 죽여 달라고 청했다.

“현령들이 반역의 잔당들을 완전히 소탕했다고 할 때마다 짐은 그것을 의심했노라. 그런데 짐의 생각이 맞질 않느냐. 이번 사건은 아직도 도처에 역모의 잔당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된 셈이로다. 따라서 경들은 각별히 유념하여 역모의 잔당들이 다시는 고개를 쳐들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예 알겠나이다. 시황제 폐하.”

중신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군수와 현령들은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야. 아울러 양무현 현령은 짐을 속이고 능멸한 죄를 물어 당장 참수토록 하라.”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는 시황제의 엄명이 떨어진 것이었다.

이로써 양무현에 피바람이 불었다. 현령의 목이 달아나고 그를 보좌하며 시황제의 순행 경호를 담당했던 현장 책임자들이 줄줄이 참수되었다. 시황제의 시해를 기도했던 자를 숨겨주었다는 죄로 박량사 인근의 백성들 가운데 의심 받은 이들은 모조리 참수형을 면치 못했다.

진상조사가 마무리 될 즈음 이사가 시황제를 찾아 결과를 고했다.

“시황제 폐하. 이번 사건은 역모를 꾀할 마음으로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오나 범인을 끝내 잡지 못하였나이다. 다만 현지 백성들이 범인들로 하여금 숨어 들 수 있도록 수초를 만들었으므로 의심이 가는 자들은 모조리 참하였나이다.”

“다시 이와 같은 일이 있을 시에는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엄히 문책하겠노라. 그리고 앞으로 패망한 6국의 인사들은 절대 짐의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하렷다.”

박량사 사건은 이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훗날 밝혀진 일이지만 이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우는 장량이었다.

장량은 한나라 사람으로 진시황을 암살하기 위해 전 재산을 털어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힘이 아주 센 장사를 발견하고 그에게 철퇴를 던져 진시황을 시해토록 했다. 하지만 철퇴가 빗나가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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