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세종충남지부 등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요구 기자회견

충남지역 노동·사회단체들은 12일 충남도의 공공근로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지역 노동·사회단체들이 충남도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을 성토했다. 문재인정부의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에 앞서 도 차원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하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와 공공운수 대전충남지역본부,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충남공공노조 등 충남지역의 노동단체들은 1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를 향해 “평생 비정규직 굴레에 가두려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노동단체들은 “충남도는 문재인 정부가 7월 20일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리인’에 앞서 6월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안정 종합대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충남도는 성실한 노사협의는커녕 오히려 노조들과의 간담회 약속도 뒤집는 등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의 종합대책에는 17개 공공기관 비정규직 132명 중 11명은 내년에 일반직으로 채용하고, 나머지 121명은 3년간 점진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이 아니다. 조금 더 안정적인 비정규직일 뿐이다. 계약종료와 함께 잘리는 것보다는 평생 비정규직이 낫지 않겠냐는 제안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는 충분한 노사협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충남도의 계획에서는 노조 참여가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다”며 “도를 비롯한 각 기관장들이 스스로 모범사용자가 되려는 의지가 없고 비정규직 고용관행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과 노조 배제 관행이 만연해 있다”고 일갈했다.

계속해서 “충남도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시행과 함께 10개 전략기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노동정책을 도가 선도적으로 수행할 거라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다.

이어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 및 노사전문가협의기구 구성에 노조 참여 ▲실태조사 시 누락사례 관련 노조와 공동조사 ▲출자출연기관뿐 아니라 15개 기초단체도 점검 및 감시시스템 구축 ▲정규직 전환 위한 정원 및 예산반영 ▲무기계약직 전체로 한 종합대책 전면 수정 등 5가지 사항이 담긴 건의문을 도지사 비서실에 전달했다.

노동단체 “충남도 공공사업장 곳곳에서 비정규직 차별 발생”

이날 노동단체들은 전규직전환심의위원회 노조 참여 등 5가지 요구안 도지사실에 전달했다. 노조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신형철 도지사 비서실장(왼쪽 두번째 흰색 상의)

특히 이날 노동단체들은 도내 공공근로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언급하며 개선책을 요구했다.

먼저, 서천화력발전소 내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성토했다. 지난 5월 구 발전소가 폐쇄되고 준공될 예정인 신서천발전소로 고용승계가 이뤄지길 원하고 있지만 사용자인 한국중부발전은 이들의 고용지속성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3명을 10명으로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강행한다는 것.

이에 대해 지난 4월부터 도와 중부발전, 노조 등 3자 협의가 지속됐지만 기존 용역계약을 한 달 연장한 것 말고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형편. 충남공공노조 서천화력용역지회는 한국중부발전을 향해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준수 ▲8월 구조조정 발주안 전면 철회 ▲정규직전환 및 고용안전 대책 마련 ▲정규직전환협의기 구성 동참 등을 요구했다.

전국공공연구노조 소속인 충남경제진흥원,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충남테크노파크에 대한 도의 실태조사에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비정규직 17명 중 4명이 정부 가이드리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대상임에도, 도는 2명만 명시했다. 13명은 최소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이며, 연구인력 비정규직은 총원(24명)에서 50%나 차지하고 있다.

충남경제진흥원의 비정규직 4명에 역시 도의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포함됐지만, 노조의 조사결과 이들은 이미 5~7년 이상 근무한 무기계약직이었다. 충남테크노파크는 정규직 정원(87명)에 비해 현원(78명)이 훨씬 적지만 17명의 무기계약직과 10명의 비정규직을 운영 중이다. 도의 ‘정규직 전환 계획’이 사실상 ‘무기계약직 전환계획’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홍성의료원의 경우, 5명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529명의 직원 중 100명(19%)이 비정규직으로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의무기록사·사회복지사 등 의료 업무에 종사하는 직군은 45~67%가, 경비·보육교사·보육조리원·영양보호사·청소용역·간병인 등은 100%가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승급에 대한 차별뿐 아니라 분만휴가, 육아휴직 등의 복지혜택에서도 제외되고 있다고 노동단체들은 폭로했다.

문용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부본부장은 “홍성의료원의 한 비정규직 여성은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2년차 재계약에서 1년 단위가 아닌 연말까지의 단기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했다”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런 실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 차원의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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