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발전전략 토론회에서 이구동성 문제제기...전문경영인 도입 주장도

총체적 문제점을 노출하며 1부리그(클래식)에 이어 2부리그(챌린지)에서도 꼴찌에 머물고 있는 대전시티즌의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적 입김에 좌우한 낙하산 사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전 대전시청에서는 대전시티즌과 대전체육포럼이 주최한 대전시티즌 발전전략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챌린지리그 강등 이후 부진한 경기력과 경영 전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전시티즌의 실태와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전문가 초청 토론회다.

이달말로 윤정섭 대전시티즌 사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데다 시즌 중에 열리면서 일부 불만 의견도 감지되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인 정문현 충남대 교수의 사회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 김종천 대전시의원 등이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가감없이 제시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대전시티즌의 문제점으로 낙하산 사장을 꼽았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시민구단의 특성한 단체장이 구단주를 맡으면서 너무나 많은 교체를 하고 있다"면서 "사장이 되면 3~4년 정도 마스터플랜에 맞춰 운영한 뒤 다음 사장이 누가 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도록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도 "시민구단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사장 임기내에 좋은 성적이 요구되고 있어 사장과 감독이 빈번하게 교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실태를 전했다.

대전시티즌 구단을 사랑하는 서포터즈 대표는 더욱 신랄하게 현실을 꼬집었다. 서포터즈 대표로 토론회에 나온 김선웅씨는 "구단과 프런트가 오랫동안 쌓아온 불신과 광역지자체장의 낙하산 인사, 그로 인해 비전문가들로 채워진 이사진, 언제나 경영 논리보다 앞섰던 집행부의 정치 논리는 대전시민들은 축구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했다"며 "저조한 성적을 바꿔보겠다며 해마다 사장과 감독을 바꾸고 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 모든 현실은 구단이 지역정치와 축구계 유력 인사들의 이권획득의 도구로 전락한 현실을 반영한다"면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전시와 경영진의 행정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곤란한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최은식 대전시티즌 홍보팀장도 "현재까지 16명의 대표이사가 선임됐는데 성적에 대한 책임을 대표이사에게 전가해 매년 성적에만 치중하는 구단 운영"이라며 "잦은 대표이사 교체로 인해 연속성있는 구단 운영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역의 정치적 인물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언론사에서 참여한 토론자들도 잦은 사장 및 감독 교체를 대전시티즌 문제 1순위로 꼽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문경영인 영입을 주장하는 의견도 나왔다. 대전축구협회 고문인 김종천 대전시의원은 "현재 경영측면에서 대전시티즌에는 비전이 없는데 재정 확보 계획이나 선수유치, 미래를 대비하는 유소년팀 육성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을 위촉하고 경영 실무진에도 홍보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는 일이 급선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경영 혁신을 이룰 때에만 대전시티즌은 지금과 같은 책임없는 경영, 선수양성 실패 등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낙하산 사장 임명에 따른 조기 교체 문제와 함께 예산 부족 및 유소년 육성 정책 철학의 부재를 꼽기도 했다. 실제 올해 대전시티즌 예산 115억 가운데 대전시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무려 90억에 달한다. 입장료와 후원 등 구단 자체 수입은 불과 25억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부터만 보더라도 전체 대전시티즌 예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대전시 예산으로 충당했다.

문제는 매년 성적이 저조하면서 자체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챌린지리그에서 활동하던 지난 2013년의 경우 자체수입은 60억에 달해 대전시 예산(53억)보다 많았다. 그러나 2부로 강등된 2014년에 50억 이하로 감소한 뒤 매년 줄어들다 올해는 2014년보다 절반 수준인 25억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없고 이는 성적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구단 존폐위기까지 몰리게 됐다.

이와 관련 한 토론자는 "대전시의 재정 지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 구단의 유치 또는 후원이 필요하다"며 기업 구단으로의 매각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해진 패널들의 토론이 끝난 뒤 이어진 방청객들과의 자유토론에서는 대전시티즌 서포터즈들과 유소년 학부모들, 소액주주들이 잇따라 구단 운영에 대해 질의했지만 사장과 사무국장 등이 불참하면서 제대로된 답변을 듣지못하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창섭 충남대 교수와 진윤수 충남대 부총장(대전체육포럼 상임대표), 김택수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대전시티즌 서포터즈와 축구계 인사들 등 많은 인원이 몰려 시티즌 재건 노력에 관심을 나타냈다. 대전시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의견들을 17일로 예정된 시티즌 임시이사회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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