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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성

[정승열의 세계속으로] <46>

정승열2017.12.04 09:24:08

▲1. 카를교에서 바라본 프라하 성.

2차 대전 후 미․소 냉전체제로 철의 장막(Iron Curtain)너머 미지의 세계였던 동유럽도 1990년 탈 이데올로기로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하나둘 ‘비밀의 정원’처럼 문을 열고 있다. 동쪽으로 슬로바키아, 서쪽으로 독일, 남쪽으로 오스트리아, 북쪽으로 폴란드와 인접한 체코는 라틴어로 보헤미아(Bohemia), 독일어로 뵈멘(Bőhmen)이라고 하는데, 6세기경 슬라브족의 일파인 체코족이 원주민 켈트족을 쫓아내고 모라바(동부), 체히(Čechy,서부), 슬레스코(남부) 등 세 지역에 나누어 산 것이 시초다. 

▲1-1. 프라하 지도.


833년 모라비아와 슬레스코족이 연합하여 모라비아왕국을 형성하고 895년 귀족 프르세미슬이 다시 체코와 모라비아를 통일하였으나, 독일에 종속되어 독일의 제후로 군림하다가 1198년에야 왕호(王號)를 허락받았다. 그러나 1306년 프로세미슬가가 단절된 후 독일계 룩셈부르크가가 체코를 지배하게 되었는데, 룩셈부르크가의 보헤미아 왕 요한의 아들 카를 1세(Karl Ⅳ: 1316~1378, 재위 1347~1378)가 집권하는 동안 신성 로마제국 황제가 되어 보헤미아의 명성을 유럽에 크게 떨쳤다. 특히 15세기 초 후스파의 종교개혁운동이 격렬하게 전개되어 1618년부터 30년간이나 계속된 종교전쟁(1618~1648)이후 체코는 신성 로마제국의 지배가 강화되어 오스트리아-헝가리를 지배한 신성 로마제국 황제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1918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를 지배했다(합스부르크가의 오스트리아-헝가리 공동통치는 2017.09.29. 헝가리 부다페스트 참조).
 

▲1-2. 카를 4세.

1989년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1993년 1월 1일 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되어, 현재의 체코는 남한(98,000㎢) 보다 조금 작은 면적(78,865㎢)에 인구도 약1000만 명이다. 1993년 3월 NATO에 가입하고, 2004년에는 EU 회원국이 되었다.

▲2. 하벨 대통령 동상.


기원전부터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였던 프라하(Prague)는 10세기부터 1000년 이상 신성 로마제국의 수도여서 로마네스크(10c~12c)․ 고딕(12c~15c)․ 르네상스(14c~16c)․ 바로크(17~18c)․ 로코코(18c)․ 아르누보(19C~20c초)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많은 프라하성을 ‘건축박물관’이라고도 한다. 

▲2-1. 왕궁 광장.


지리적으로 유럽 동서남북 교통의 중심지인 보헤미아는 시가지가 잘 발달되었는데,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수도 프라하는 100개의 뾰족한 첨탑이 있어서 ‘100탑의 도시’라고도 한다. 1992년 도시 전체가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모 TV드라마 ‘프라하의 여인’으로 친근하게 다가온 체코는 개방된 동유럽을 공략하기 위하여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많아서 인천국제공항에서 프라하까지 대한항공이 주 4회 직항노선 이외에 체코항공과 카타르항공도 취항하고 있어서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여행이 한결 편리해졌다. 

▲2-2. 프라하성 정문(거인 타이탄).


프라하까지는 비행기로 약10시간 걸리며, 비자 없이 3개월 동안 여행할 수 있다. 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오스트리아를 거쳐 헝가리에 도착했다가 부다페스트에서 육로로 슬로바키아를 거쳐 체코로 입국했지만, 프라하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20㎞이고, 30분쯤 걸린다. 택시(500~600czk= 한화 약25,000원), 셔틀버스(90czk= 한화 약4,500원).

▲3. 대통령궁.


프라하 성(Prague Castle)은 고지대에 있어서 프라하 시내 어디에서든지 잘 보이는데, 유럽의 다른 왕궁과 달리 교회, 주택 등이 함께 어울러 살던 유럽 최대의 왕성이었다. 9세기 말 처음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왕성을 지었지만, 13세 중엽에 고딕 양식이 첨가되었다. 14세기 카를 4세 때 지금과 비슷한 규모인 길이 570m, 너비 128m의 성곽 모습을 갖춘 이래 1100년 동안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로 프라하 성을 ‘건축박물관’이라 한다. 

▲3-1. 대통령궁에서 본 프라하 시내.


블타바 강 건너 구시가지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성의 야경은 프라하 여행의 백미이다. 카를 교를 건너 약10분쯤 비탈길을 올라가는 오르막 길 양쪽에 아기자기한 집들이 있는 좁은 골목을 ’황금의 길’ 혹은 ‘황금소로(小路)’라고 부르는데, 이 골목들은 옛날에 왕궁의 여러 장식과 조각품들을 만들던 장인들이 살던 집들이다. 지금도 그 후예들이 바이올린, 열쇠, 사슴, 독수리 등 다양한 문양을 내걸고 집집마다 독특한 특징을 보여주며 판매도 하는데, 파스텔 톤의 집들은 대부분 기념품가게나 공예전시관이다. 매트로 A선 말로스트란스카역(Malostranská)에서 비탈길을 올라가면 성의 후문인 동문이고, 트램 22, 23번을 타고 프란츠스키 흐라드역(Pražský Hrad)에서 내리면 프라하성 왕실정원인 북문이어서 프라하성에서 나오면서 황금소로를 찾는 여행객도 많다.

▲4. 왕궁미술관.


프라하성 광장에서 양복을 입은 중년남자의 입상은 구소련에 항거하여 체코의 민주화를 쟁취하고, 체코의 초대대통령이 된 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 1936~2011)이다.
 

▲5. 성비투스 성당과 오벨리스크.

왕궁의 정문(서문)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헤라클레스가 몽둥이를 들고 악마를 물리치는 모습인데, 동유럽 체코에서 그리스신화의 거인을 형상화한 것이 합스부르크 통치의 영향인지, 약소국 체코인들이 강건하고 불굴의 정신을 염원하는 것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왕궁은 1918년부터 국회․정부청사 등으로 사용하고 있고, 대통령궁 입구에서는 매일 정오에 근위병 교대식을 벌인다. 가키 색 제복을 입은 근위병들이 광장을 행진하는 교대식에 맞춰서 관광객이 몰려들지만, 영국 버킹검궁의 근위병교대식을 생각하면 조금은 어설프다. 

▲5-1. 성당 내부 전경.


왕궁에 들어서면 다양한 건축물마다 정교한 조각과 높이 솟은 첨탑들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붙잡는데, 황금색 장식에 T, M, J라는 알파벳은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1717~1780, 재위 1740~1780)와 그녀의 아들 요제프 2세(Kaiser Joseph II: 1741~ 1790)의 이니샬이다. 프란츠 1세와 마리아 테레지아 사이에서 태어난 요제프 2세는 아버지의 사후 어머니와 공동통치를 하다가(1765~1780) 어머니가 죽은 뒤에야 단독으로 제국을 통치하게 되었는데, 이니샬은 오랫동안 체코를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식민통치의 상징이다(마리아 테레지아에 관하여는 2017.04.07. 인스부르크와 마리아 테레지아 참조).


정문을 지나면 제1광장이고, 1614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마티아스 황제(Matyášova)의 대관식을 기념하여 만든 2문을 지나서 제2 광장의 성십자가 교회는 왕궁미술관과 프라하 성 입장 티켓을 파는 관광안내소로 이용되고 있다. 왕궁미술관 옆에 왕실정원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왕궁미술관의 오른쪽 문은 제3 광장으로 이어지는데, 제3 광장에는 프라하 성의 핵심인 성 비투스 대성당, 대통령궁, 구왕궁, 오벨리스크 등이 있다. 10세기경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은 성 비투스 대성당(St. Vitus Cathedral)은 1344년 카를 4세의 명령으로 건축가 피터 팔레지(Peter Parler)가 원래의 성당을 헐고 웅장하게 지으면서 고딕양식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건축비와 종교개혁의 여파로 공사가 지지부진하다가 1526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 통치 때 르네상스 양식이, 1753년~1775년 사이에는 바로크 양식이 각각 추가되어 900년만인 1929년에야 완성되면서 다양한 형식을 갖게 되었다. 

▲5-2. 스테인드그라스.

길이 124m, 폭 60m, 천장 높이 33m, 100m의 첨탑의 프라하 최대의 성 비투스 성당은 성당 전면을 사진기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인데, 지름 10.5m의 ‘장미의 창’이 있는 정문을 통해서 성당에 들어서면 유리창은 중세부터 유명한 ‘보헤미아 글라스’로 정교하게 장식되었다. 특히 체코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알폰스 무하가 직접 유리에 채색한 뒤 불에 구워서 변색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가장 인기이고, 금으로 장식된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 대리석 조각상, 은을 녹여서 화려하게 장식한 성 얀 네포무츠키의 무덤도 볼만하다. 387개 계단을 통해서 전망대에 오르면 프라하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비투스 대성당과 구왕궁 사이의 통로를 지나면 성 이르지 광장인데, 이곳에는 성 이르지성당, 성 이르지수도원, 황금소로, 달리보르카 탑, 장난감 박물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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