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찬의 꿈과 희망이야기]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객원 논설위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로 의지하며 돕고 산다. 갓난아이는 엄마의 도움으로 모든 생리적 현상과 생명을 유지하며 성장한다. 엄마는 어린 자식에 대한 일념으로 고통을 이겨내며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살아간다. 어린아이는 가족들 틈에서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지혜를 습득하면서 자란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래들과 어울리고 함께 학교에 다니면서 사회생활을 대비한다.

성인이 되어 직장에서 일하고 지역사회와 국가와 세계적인 인간의 공동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사회생활을 한다. 단지, 공동생활을 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면, 이는 대부분의 모든 동물들에게도 해당된다. 사자, 원숭이, 새떼들, 물고기들, 개미들 등 미생물들까지도 종족보전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공동생활을 한다. 무리를 지어 단체생활을 한다는 점에서만 본다면 그들도 사회적 동물이다.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객원 논설위원
인간에게 사회적 동물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모든 생물체 중에서 동물, 동물들 중에서도 인간,  그 인간의 의미는 무엇인가? 수많은 동물들 중에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서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인가?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성질인, 정신적 사고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성격을 이성이라 말한다. 이성을 사전에서는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감각적 능력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유란 ‘생각하고 궁리함’을 말한다. 동물의 제왕인 사자는 상황을 살피고 궁리하면서 은폐와 추적을 통하여 결정적인 순간 사냥에 성공한다. 거짓 경고음을 내어 무리가 도망가면 제 혼자 먹이를 차지하는 원숭이도 있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기 위하여 이리저리 적당한 둥지를 찾아다닌다. 수달은 홍수와 적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비상 굴을 따로 마련해 놓는다. 이러한 것들 역시 ‘생각과 궁리’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본능에 따른 ‘감각적 능력’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철학 없는 판단은 이성 결여된 것이며 이성 없는 행동은 소양 부족한 결과 초래

철학적 의미에서의 이성이란 개념, 구성, 판단 등을 하는 인간의 지적 작용을 말한다. 개념이 우선하여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적 작용이란 차원에서, 동물들이 나타내는 본능적인 감각적 능력과 구별되는 것이다.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행동에는 그 바탕에 철학적 사고, 즉 ‘참 사유’가 있어야 한다. 철학이란 본능적, 직관적, 감각적 사고가 아니라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치와 도리에 의한 ‘참 사유’라 할 수 있다.  그러할 때, 진위와 선악을 구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철학적 의미의 이성에 부합되는 것이다. 철학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인생관이며 세계관이다. 그 인생관이나 세계관은 진리와 도리에 대한 인식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도외시되는 철학이 인간에게 재삼 강조되어야 함은 철학만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특혜요 특권이기 때문이다.

철학이 없는 판단은 이성이 결여된 것이며 이성이 없는 행동은 사람다운 소양이 부족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성이 없으면 대상을 합리적으로 분별할 수 없고 개인이 아닌 인간적 사회에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된다. 학생들의 따돌림, 학교폭력, 개인주의 등이 줄어들지 못하는 이유가 철학적 개념에 의한 이성이 부족한 때문이다. 인간이 정신적, 윤리적 존재라는 점은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생각하는 능력, 즉 이성적 사고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자유 의지를 갖게 되어 스스로 판단하여 행위를 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이다. 또한 인간은 자기반성과 성찰이 가능한 윤리적 존재이다. 사고와 행동에 대한 진위와 선악을 구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윤리성을 위해서는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삶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인간은 자기 환경을 마음껏 이용하려 하며, 주체적이며 창조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유 의지적 존재인 것이다. 동시에 정신적·윤리적 존재이다. 윤리는 사람[人]+무리[侖]+이치[理]로서, 사람의 사회생활에 당연한 도리를 말한다. 인간의 도리는 자기성찰을 통하여 실행될 수 있다. 인간관계의 이치인 윤리(理)가 필요하며 윤리는 사회 질서와 삶의 발전에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선과 악에 있어 이중적 존재로서 윤리를 통한 자율적 규제가 필요하다. 자기성찰을 통한 도덕적 삶이 있을 때, 자아실현을 통한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

인간 본질에 윤리적 사회성 부여해 세상 밝게 하는 게 교육의 궁극적 목적

어두운 세상을 밝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침은 어둠에서 오고 희망은 고난과 고통으로부터 생겨난다. 우리의 삶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사람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의 삶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윤리와 도덕성이 결여된 삶, 그에 대한 가치평가의 한계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삶의 의미는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무해한 행동적 의무감을 느낄 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진리, 도덕, 아름다움, 성스러움 등 사람만이 영위할 수 있는 다양한 실질적 가치를 추구하려 노력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데카르트는 평등하게 갖고 있는 이성능력을 '양식' 또는 '자연의 빛'으로 표현했다. 올바른 양식은 올바른 이성, 즉 윤리성으로부터 나온다. 그럴 때, 우리 사회에 밝은 빛이 자연스럽게 비취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인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윤리와 도덕적 행동, 그것이 바로 칸트가 말하는 의무적 행위이며 실천이성인 것이다.

윤리와 도덕에 의한 의무적 행위로부터 인간의 존엄이 생겨난다. 인간으로서 ‘나’의 존엄성이 있으면 인간으로서 ‘타인’의 존엄성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그러나 윤리적 행동이 없는 생각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성적 사고가 아니다. 인간의 본질에 윤리적 사회성을 부여하는 것, 그래서 세상을 밝게 하는 것,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바로 거기에 있지 아니한가.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