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사업 참여·이미지 훼손 우려해 인상 어려워

지난 8년간 등록금을 동결 및 인하했던 서울대가 올해 등록금을 또 다시 0.36% 인하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지역 대학들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는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정부 출연금 예산 삭감 등 재정압박이 크지만 국립대로서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우선 고려해 등록금 인하를 결정했다.

서울대의 등록금 인하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데 서울대는 2013년과 2014년에도 어려운 경제여건과 학생들의 부담을 고려해 등록금을 각각 0.25% 인하했으며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0.3%, 0.35% 내렸다.

인근 공주대도 10일 올해 등록금을 동결키로 했는데 지난 2009년 이후 9년 연속 등록금 인하 및 동결 결정이다. 

서울대 올해 등록금 0.36% 인하… 공주대 9년 연속 인하 및 동결

사회 전반에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는 데다 올해 대학 등록금 법정 상한율이 1.5%로 나옴에 따라 대학들은 이 이상 등록금을 올릴 수 없게 됐다.

여기다 서울시립대가 반값 등록금을 정착시켰으며 전북 부안군이 전국 최초로 올해부터 대학 신입생 반값 등록금 지원을 선포해 등록금 심의에 들어간 대학으로서는 등록금 인상이 더 어려워졌다.

특히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 장학금은 대학이 약 70%, 재단이 30% 정도를 부담해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장학혜택이 줄어들 뿐 아니라 대학 이미지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들의 걱정이다.

또 등록금을 올리면 대학 재정지원사업 참여도 불가능해진다.

사업에 참여하려면 국가장학금 Ⅱ유형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2016년 기준 대학재정지원사업 규모는 1조 5000억 원, 국가장학금 Ⅱ유형은 5000억 원 수준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등록금 인상으로 총 2조 원에 달하는 국가지원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한밭대 9년·충남대 8년간 등록금 동결 및 인하

이런 이유로 지역대학들은 10년 가까이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하고 있다.

충남대는 2009~2011학년, 2013~2016학년에 등록금을 동결했으며 2012년에는 등록금을 5.2% 인하해 8년째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했다. 한밭대는 학부 등록금의 경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인하 또는 동결을, 대학원 등록금은 2012~2015년 5년간 등록금을 동결했다.

한남대는 지난해 등록금과 신입생 입학금을 0.3% 인하했는데 2012학년 등록금을 5% 인하한데 이어 2013~2015학년 등록금을 동결함으로써 5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 또는 동결했다.

지난해 등록금을 0.26% 인하한 배재대는 2012학년 5.11%, 2013학년 1.11%, 2014학년 1.2%, 2015학년 0.26%를 내려 최근 5년간 등록금 인하율이 7.84%에 달했다.

2016년 대전지역 대학들의 연간 등록금 현황. 대학알리미 자료 발췌.
재정난 심각하지만 대학들 눈치 보며 동결 및 인하 분위기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장기간 등록금이 동결 또는 인하돼 신규 사업 추진 불가를 비롯해 기존 시설의 개·보수 미흡, 인건비 동결 등으로 대학 재정운영에 어려움이 극심하지만 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과 이미지 훼손이 우려돼 등록금 인상을 논의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요인이 많지만 대학들이 서로 눈치 보며 동결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학생 수 감소로 수입은 줄어드는데 각종 경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해 재정 악화가 심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한편 충남대의 지난해 연 평균 등록금은 416만8100원으로 대전지역 대학들 가운데 가장 적었으며 다음이 한밭대로 445만800원이었다.

대전지역 사립대학 가운데는 2016년 대전대의 평균 등록금이 연간 722만200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우송대가 평균 706만3600원으로 가장 낮았다. 목원대 등록금은 720만700원 ▲한남대 718만8800원 ▲배재대 709만4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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