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경험 많고 직원들 신망 두터워 설동호 교육감 대항마 될 듯

박백범 전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

박백범 전 대전시교육청 부교육감이 내년 교육감선거에서 대전교육감 출마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설동호 현 교육감의 재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부교육감은 지난 5월 교육부 차관으로도 하마평에 올랐었다. 

설 교육감은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는 대전교육정책 추진에 매진하고 12월쯤 구체적인 의사를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교육청 안팎에서는 설 교육감의 재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현직 교육감이라는 프리미엄도 있을 것이며 진보 쪽 후보들이 여럿 나온다고 하니 설 교육감이 재선을 포기하는 일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재 거론되는 대전교육감 후보는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전 전교조대전지부장)을 비롯해 한숭동 한국교통대 석좌교수(전 대덕대 총장), 최한성 대덕대 교수, 이창섭 충남대 체육교육과 교수 등이다.

이 중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로는 성광진 전 지부장과 한숭동 전 총장, 최한성 교수 3명인데 이들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설 교육감과의 양자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백범 전 대전시 부교육감 “출마한다면 대전에서 할 것”

이런 가운데 박백범 전 대전시 부교육감이 출마할 경우 설 교육감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게 교육청 안팎의 분석이다.

충남 금산 출신인 박 부교육감은 대전고와 서울대, 서울대대학원을 거쳐 미국 아이오와(IOWA)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행정고시(28회)에 합격한 후 충남도교육청과 대통령 비서실, 교육부 등을 거쳤다.

김신호 전 대전교육감 시절인 2010~2013년 부교육감을 지낸 그는 이후 교육부 대학지원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쳐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역임하다 지난해 3월 퇴임했다.

현재는 성남고등학교 교장으로 세종에서 근무하는데 이런 이유로 내년 세종교육감 출마를 점치는 보도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 전 부교육감은 "현재 세종고 교장으로 있기 때문에 그런 보도가 나오는 것 같은데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마한다면 대전이 적합하지 않겠느냐"며 "(대전교육감 출마에 대해) 생각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했다.

두 차례 대전 부교육감을 역임한 그와 함께 근무했던 교육청 직원들은 리더십과 풍부한 행정경험 면에서 박 전 부교육감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대전교육청 한 관계자는 "김신호 전 교육감과 호흡이 잘 맞았으며 뛰어난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았다"며 "교육부 차관으로 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대전교육감에 출마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부교육감 “전국 1등이던 대전교육 청렴도 하위권 떨어지고 사건사고 많아”

박 전 부교육감은 "현직 설 교육감이 있고 아직 선거가 1년가량 남았기 때문에 관망 중이지만 대전교육청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전교육의 객관적 지표들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청렴도만 해도 김신호 전 교육감 때는 1등을 해 청렴하면 대전교육이었는데 지금은 전국 하위권으로 떨어졌다"며 "현장에서의 불만과 사건 사고도 많은데 이런 것들이 민심의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부교육감의 말처럼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청렴도 평가에서 대전교육청은 김 전 교육감 때인 2009년 3년 연속 전국 광역시교육청 중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설 교육감 때인 지난해 평가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종합 15위였으며 직원들이 조직의 인사·예산집행, 부당한 업무지시 등을 평가하는 내부청렴도는 전국 꼴찌 두 번째로 추락했다.

한편 대전교육감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박 전 부교육감의 최종 선택이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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