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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센 백조의 성

[정승열의 세계 속으로] <28>

정승열2017.07.07 14:45:38

▲독일지도.

독일의 남부 마인 강이 흐르는 바이에른 주의 뷔르츠부르크(Würzburg)에서 뮌헨 남서쪽의 퓌센(Füssen)까지 약350㎞에 이르는 로맨틱 가도(Romantic Roads)는 독일에서 알프스를 넘어 세계의 중심 로마로 통하는 큰 길(大路)이어서 붙여진 도로명이다. 로맨틱 가도의 끝인 퓌센은 오스트리아와 국경인 베르흐데스가르덴에서 린다우까지 이어지는 ‘알프스 가도(Alps Roads)’와 교차하는 도시로서 주민은 겨우 15000명인 작은 도시이지만,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교통의 중심지여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독일의 가도에 관해서는 2017.06.23. 하이델베르크 고성 참조).

▲정승열 한국공무원문학협회 회장

퓌센에는 호헨 수반가우 성(Hochen schwangau)과 노이 슈반가우 성(Neu schwanstein)등 두 개의 성이 있는데, 독일어 Schwan은 ‘백조(swan)’, Gau는 ‘계곡(valley)’이라는 뜻이어서 ‘백조(白鳥)의 성’이라고 한다.

그중 호헨 슈반가우 성은 1845년까지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 2세가 살았던 백조의 성이고, 노이 슈반가우 성은 막시밀리안 2세의 아들 루트비히 2세(Ludwig Ⅱ: 1845∼1886, 재위 1864~1886)가 쌓은 백조의 성으로서 독일어 Neu가 영어의 new로 호헨 슈반가우 성보다 나중에 지은 성이라는 의미이다. 특히 노이 슈반슈타인 성은 동화의 나라처럼 아름다워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의 테마파크 디즈니랜드(Disneyland)의 모델이 되었다고 해서 더욱 유명하다.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 퓌센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백조의 성 입장권 판매소를 찾아가서 입장권을 샀다. 백조의 성은 입구에서의 혼잡을 피하려고 시내에서 입장권을 팔고 있는데, 예비지식이 없이 무턱대고 백조의 성까지 올라갔던 여행객들은 입장권을 사러 다시 읍내로 내려와서 매표를 하기도 한다.

▲퓌센 지도.

두 개의 백조의 성 중 인기 있는 노이 슈반가우 성의 입장료는 12유로이고, 노이 슈반가우성과 호헨 슈반가우 성 모두 관람하려면 23유로인데, 우리는 노이 슈반가우 성만 관람하기로 했다. 그러나 만일 시간적으로나 비용 면에서 부담이 있어서  성의 내부까지 관람할 수 없다면, 티켓을 사지 않고 성 입구까지 올라가서 외관과 주변을 돌아보면 된다. 입장권을 구입한 뒤 예약시간을 기다리며 만년설이 쌓인 알프스가 바라보이는 호숫가의 아름다운 목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마리엔다리에서 본 퓌센.

퓌센 자체가 해발 700m의 알프스 산속에 있는 도시인데다가 주변의 아름다운 꽃들, 그리고 그 뒤에 거울처럼 맑은 호수와 아직 초가을인데도 만년설이 멀리 한눈에 보이는 알프스를 바라보면서 포크를 잡은 퓌센에서의 점심시간은 한 군데에서 사계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시간이어서 가족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좋아했다.

새 백조의 성은 약간 가파른 산길을 걷거나 미니버스 혹은 마차를 타고 가는데, 미니버스나 마차는 읍내의 슬러스 리즐 호텔(Schloss Lisl Hotel) 옆에서 출발한다. 미니버스는 올라갈 때에는 1인당 1.8유로이고, 내려올 때는 1유로, 마차를 타고 올라갈 때에는 6유로, 내려올 때에는 3유로이다. 이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처음에는 미니버스나 마차를 타고 갔다가 걸어서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요금차등제를 하는 것 같다. 종점은 마리엔 다리 입구까지이다.

▲호헨 슈반가우 성.

종점에서 우리가 올라온 퓌센 시내를 내려다보면 도시 뒤편으로 호헨 수반가우 성이 보이고, 종점 부근의 마리엔 다리 건너편에 노이 슈반가우 성이 있다. 노이 슈반가우 성으로 들어가는 계곡 위에 놓인 길이 35m정도의 마리엔 다리(Marienbrücke)는 루트비히 2세의 어머니의 이름을 딴 것으로서 원래는 목제로 가설한 다리였으나,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자 안전을 위하여 근래에 철교로 바꿨다고 했다.

▲백조의 성(안내서) 표지.

평소 음악가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1813~1889)의 오페라를 좋아했던 루트비히 2세는 호엔 슈반가우 성의 자기 옆방에 바그너의 방을 만들어서 작곡을 하도록 했다고 하는데, 18세에 왕이 된 루트비히 2세는 즉위한 이듬해부터 바그너의 ‘백조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성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파르고 매우 험한 바위지대여서 성은 착공한지 17년만인 1886년에야 완성되었는데, 성안의 수많은 장식물은 심지어 수도꼭지까지 모두 백조 모형으로 만들었다. 루트비히 2세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심혈을 기울여 아름다운 계곡 위에 백조처럼 우아한 모습의 노이 슈반슈타인 성을 지었지만, 그의 반대세력들은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고 비판하며 정신병자로 몰았다. 그리고 성을 쌓은 지 불과 7개월 만에 호숫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노이슈반가우성.

사실 가까이서 본 백조의 성은 계곡 너머 먼발치에서 보았던 것보다는 아름다움이 덜했지만, 지금처럼 크레인이나 중장비가 없던 시절에 이 험준한 산꼭대기까지 어떻게 건축자재들을 운반해서 성을 쌓았을까? 그리고 성 쌓기에 혹사당했을 수많은 농노들의 희생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미국 디즈니랜드 성.

백조의 성은 통상적인 관광지의 입장 방식과 달리 독일어권․ 영어권․ 프랑스어․ 스페인어권 별로 관광객을 나눠서 입장시킴으로서 해설을 듣는 관광객들이 뒤섞이지 않도록 배려하고, 또 같은 언어권이라 해도 가이드 1명이 안내하기에 알맞게 20명 정도씩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입장시킴으로서 성 안에서 관람이 혼잡하지 않도록 한 점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참고할 만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최근에는 많이 찾아오는 한국인들을 위하여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나눠준다고 했지만, 성 안에서는 백조의 성 전속가이드 이외에는 안내를 금지하고, 또 전시물에 대한 일체의 사진 촬영도 금지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백조의 성으로 올라갈 때에는 미니버스를 탔지만, 하산할 때에는 마차를 탔다. 미니버스는 약5분, 마차는 약20분 정도 걸렸으며, 말 두 마리가 이끄는 마차에는 약15명가량이 탔다.

▲노이슈반가우성 정면.

▲루드비히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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